[朴정부 6개월 증시성적표]멀고도 험한길 ‘코스피 3000’

입력 2013-09-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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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취임 때보다4% 줄어든 1780 기록… 시장 거래대금도 ‘뚝’

“5년 안에 코스피 3000 시대를 꼭 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 두고 보세요.”

코스피 3000 달성을 공언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새정부 출범 초기 주식시장은 정책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장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간 주식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오히려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취임 당시보다 4%가량 빠진 상태다.

거래대금도 줄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6개월간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9669억원으로, 5년 전인 이명박 정부 당시보다 19.76% 감소했다. 작전·주가조작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지만 주식시장의 테마주는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월 25일(2009.52) 2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최근 1920선까지 밀리며 6개월 동안 4.5%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2.2% 빠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와 일본 니케이225가 각각 5.78%, 17.6% 급등했음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9699억원으로 이명박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19.67% 줄었다.

출범 초에는 수급이 문제였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으로 외국인들이 ‘셀 코리아’에 나서면서 10조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냈다. 이어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충격이 찾아왔다. 6월 들어 엔저와 뱅가드 이슈가 잠잠해졌지만 이번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말썽을 부렸다. 버냉키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5월말 2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6월 말 1780선까지 밀려났다. 한 달도 채 안돼 11%나 급락했다. 미국 양적완화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동의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자금이탈, 서방국가의 시리아 공습 불안감 등은 여전히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작전·주가조작 세력과의 전쟁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작전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금융당국은 한달여 만에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올해 상반기 불공정거래 사건이 크게 줄어들고, 대규모 주가조작 세력을 적발해 수익을 환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접수된 불공정거래 사건은 79건이었다. 작년 상반기 156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77건(49.3%)이 줄었다. 상반기 불공정거래 사건의 처리 건수 역시 총 81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이중 52건(64.2%)이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됐다. 또 지난 5월 출범한 증권범죄합수단은 100여일 만에 주가조작 사건 14건을 수사해 기업 경영진과 최대주주, 주가조작꾼 등 81명을 입건하고 이중 60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조사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는 여전히 테마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DMZ에 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인근에 땅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DMZ 테마주’로 둔갑해 주가가 급등하는 등 작전세력과의 전쟁이‘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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