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청소년 삶 바꾼 사법연수생 멘토

입력 2013-08-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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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석군 ‘지속적 근로봉사’ 제도 통해 촬영감독 꿈 찾아

현재 보호관찰 처분을 받아 이른바 ‘비행청소년’인 최홍석(18)은 사법연수생 형과 누나를 만난 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최군이 28일 고양시 아람누리 극장에서 열린 ‘희망나눔 사법연수원 법문화축제’에서 상영된 ‘범죄와의 다큐’라는 비행청소년 관련 영상의 총감독을 맡은 것이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절도 등 범죄를 저질러 보호관찰 처분받은 최군은 보호관찰이 끝날 시기가 되면 또 사고를 치는 비행청소년이었다. 하지만 최군은 지난 5월 사법연수원의 ‘지속적 근로봉사’ 제도로 연수원생 형과 누나를 멘토와 멘티 관계로 만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두렵기만 했던 판·검사, 변호사와는 달리 사법연수원생 형·누나들은 최군에게 따뜻한 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군은 “판사, 변호사 하면 안 좋은 추억이 많아 처음에는 많이 무서웠다. 그런데 이제는 형, 누나를 더 자주 못 만나는 게 힘들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번 법문화축제에 올릴 공연과 영상을 함께 준비하면서는 삶에 대한 희망도 생겼다. 최군은 “꿈이 촬영감독인데 멘토 형이 그 분야에 아는 친구들도 소개해줬다”며 “형 덕분에 꿈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군의 어머니는 달라진 아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최군의 어머니 윤정신(49)씨는 “아이가 뭔가를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은 처음 봤다. 아들의 새로운 모습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최군의 멘토를 맡은 사법연수원생 조정규(37·44기), 김정선(35·44기)씨는 오히려 최군을 만난 것이 자신들에게 힐링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시작했는데 제가 더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비행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덜어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람누리 극장에는 1800여명의 학생들과 시민이 찾아 멘토와 멘티가 함께 준비한 뮤지컬과 다큐멘터리, 콘서트 등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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