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서 3경기 1득점 골 결정력 부족… 경기내용·새얼굴 발굴 합격점
홍명보 감독은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3 동아시안컵 경기 이후 이같이 밝히며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시인했다.
한국은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그것도 안방에서의 패배였다. 하지만 결과를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을 압도했다. 슈팅 수에서는 10-5, 코너킥에서는 11-2로 모두 앞섰다. 일본전 패배로 한국은 2무1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앞서 치른 두 경기 역시 내용은 일본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차전 호주전에서 한국은 무려 25-6의 압도적인 슈팅 수 우위를 점했지만 극심한 결정력 부족으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10-3으로 슈팅 수 우위를 점했지만 결과는 0-0이었다.
비록 유럽파가 빠졌지만 이번 동아시안컵은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첫 대회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일본과 중국에 이어 대회 3위. 결과만 놓고 보면 실망스럽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기대 이상의 성과도 많았던 대회다.
새로운 선수의 발굴과 활발한 공격 전개는 홍 감독 부임 이후 긍정적으로 바뀐 점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함께 일군 선수들은 물론 김진수, 윤일록, 김민우, 조영철 등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발탁해 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김진수의 등장은 대표팀의 고민거리였던 왼쪽 풀백 포지션에 숨통을 터 줄 전망이다. 경기의 해설을 맡은 종합편성 채널 jtbc 유상철 해설위원 역시 “김진수가 경기하는 모습은 실제로 처음 보지만 향후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강희 전 감독하에서 대표팀은 최전방 김신욱을 향한 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전방에서의 세밀한 패스가 살아났다. 윤일록, 이승기, 조영철, 고요한 등 공격 이선에 배치된 선수들이 활발하게 상대팀 문전을 움직인 결과다. 물론 하대성과 이명주 등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약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과 함께 개선해야 할 점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고질적인 문제인 골 결정력 부족이다. 대회 3경기를 통해 대표팀이 얻은 득점은 일본전에서 터진 윤일록의 단 한 골뿐이다. 3경기 도합 40개 이상의 슛을 통해 얻은 한 골이었다.
중국과의 2차전을 마친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홍 감독은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족한 부분이란 바로 결정력이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 역시 대회를 마친 이후 “공격수들의 능력이 부족했다”고 평했다. 이어 신 교수는 “결정력 문제는 결국 유럽파 공격수들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전문가들은 “데뷔 무대를 막 치른 홍명보 호는 내용상 최 전 감독하에서보다 한층 매끄러운 경기력으로 멀어진 팬 심(心)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데 성공했지만 분명한 과제 또한 확인한 만큼 2기 대표팀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반드시 세워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