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냄비스타 아니다! 왜?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6-14 09:45수정 2013-06-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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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스타’·‘벼락스타’·‘냄비스타’·‘One Hit Wonder’….

무명 연예인이나 신인이 하나의 작품이나 노래로 떠 스타덤에 올랐다가 이후 활동이 저조해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지는 연기자나 가수를 지칭하는 수식어들이다. 이러한 수식어들이 적지 않은 것은 그만큼 한 작품이나 한 노래로 인기를 얻었다가 이내 사라지는 스타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요즘 가장 핫(Hot)한 신세대 스타가 있다. 개봉 8일 만에 406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 태풍을 일으키고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주연 김수현(25)이다. 재현배우로 잠시 활동하다 2007년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김수현은 단편영화나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고수 아역, ‘자이언트’의 박상민 아역으로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심어준 뒤 김수현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림하이’(2011년)로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소비층인 10대의 환호를 받으며 신세대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2012년 판타지 사극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을 통해 스타로 부상했다. 단역배우와 아역배우로서의 생활을 감안해도 분명 김수현은 ‘해품달’이라는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벼락 스타임에 분명하다. 김수현 자체의 매력도 있었지만 ‘해품달’의 엄청난 인기는 그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로 부상시킨 원동력이었다.

“‘해품달’마지막 촬영 때 모든 게 끝났으니 절을 한 번 올리려고 했는데 그때 눈물이 나서 못했다. 종방연 때 인사를 드렸다”는 김수현의 말은 ‘해품달’이 김수현에게 어떤 작품이고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해품달’ 이후의 김수현 행보다. 이 행보 여하에 따라 김수현이 롱런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대중 스타가 되느냐 아니면 일회용 혹은 냄비스타로 전락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냄비스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의 캐릭터와 연기자적 자질을 확장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미지를 창출해 줄 작품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여기에 연기자로서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연기력이 뒷받침되거나 진화돼야 한다.

‘해품달’ 이후 김수현의 선택은 바로 영화 ‘도둑들’이었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오달수, 김해숙, 전지현 등 최고의 톱스타와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 ‘도둑들’은 재미와 볼거리 제공으로 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대박을 터트렸다.

물론 김윤석, 이정재, 김혜수 등 톱스타급 주연들의 활약이 워낙 두드러져 김수현이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영화배우로서의 가능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며 냄비스타로의 전락의 우려를 씻어냈다.

“‘도둑들’을 할 때는 선배님들이 워낙 굉장하고 뛰어났다. 숟가락 하나 들고 선배님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는 김수현의 말처럼 ‘도둑들’은 김수현의 상품성을 배가시켜 주지는 못했지만 연기자적 진화와 자신감을 심어준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그의 선택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김수현의 연기자로서 경쟁력을 확고히 수립하며 냄비스타로의 함정을 완전히 벗어난 작품이 바로 요즘 개봉하자마자 선풍적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다. 첫 영화 주연작인‘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김수현은 이전의 캐릭터와 상당부분 차별화된 달동네 바보 동구로 위장해 살아가는 남파간첩 원류환역을 맡았다. 어쩌면 대단한 모험이었다. 많은 사람이 본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웬만해선 관객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왜냐하면 웹툰이 주는 강렬한 인상과 선입견 그리고 상상력을 영상 속의 배우가 만족시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수현은 바보 동구에서부터 엘리트 간첩요원의 모습까지 극단적 캐릭터의 성격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소화해 웹툰을 본 네티즌들의 기대마저 충족시켜며 흥행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웹툰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감동도 있었다. 웃다가 울다가 그랬다. 그래서 작품 선택에 망설임이 없었다. 지금 시기에 도전하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김수현의 말에 떠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함께 작업한 선배 연기자 손현주의 김수현에 대한 느낌이었다. “영화 촬영장에서 만난 김수현이라는 젊은 친구는 참 열심히 하더라.”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손현주의 이 말에는 많은 것이 함의돼 있다. 아무리 스타라 하더라도 연기력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인기는 높지만 연기력 부재라는 치명적 결함을 가진 연기자일 뿐이다. 그런 스타가 되지 않기 위해 김수현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온몸을 던진 것이다. 이 때문에 선배 연기자인 손현주가 김수현에게 찬사를 보낸 것이다.

한 작품의 대단한 성공으로 스타로 부상했다가 이내 사라지는 냄비스타를 단호히 거부하는 김수현의 배우로서의 포부는 소박하지만 대단하다. 그 포부가 실천으로 옮겨진다면 그는 분명 지금보다 비교가 안 될 만큼의 성공을 일군 스타가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는 관객, 시청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배우가 돼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품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김수현 출연했다’라고 하면 ‘한 번 봐야겠다’라고 말하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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