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서 위조 인정·오너 불참...편의점가맹점협의회 “진정성 없는 형식적 사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자살한 가맹점주의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했지만 파문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재구 사장이 사문서 위조에 대해 인정한 것은 물론 오너 불참에 진정성까지 의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문서 위조로 홍석조 회장 등이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 “관련 사안에 대해 서둘러 입장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업무 처리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잘못을 모두 인정하는 만큼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BGF리테일측은 당시 자살한 점주의 사망진단서를 변조, 사망 원인이 자살이 아니라 지병 때문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1일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첨부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사망진단서 내용 가운데 항히스타민제(수면유도제 성분) 중독이라는 부분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이 부각됐다. 사망진단서 조작을 넘어 유가족 외에는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가족 동의없이 공개까지 했다는 윤리적인 문제도 동반된 상태다.
또 홍 회장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아 사과에 대한 진정성에 대한 논란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홍 회장도 마음은 같이 하고 있다”며 “회사 경영을 책임진 사장인 내가 나오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방경수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대표는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에 불과하다”고 말한 상태다.
또 업계에 따르면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24일 박 사장은 1위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내용을 사내 직원 회람용 게시판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숨을 거둔 CU 가맹점주에 관련된 언급없이 1위에 대한 내용만 올린 것 이다.
박 사장은 “모두의 노력으로 열심히 달려온 결과 2위 업체의 맹렬한 추격, 곱지만은 않은 외부시선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한번의 무너짐 없이 1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이러한 노력들이 흔들릴 만한 여러 이슈들이 발생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업계의 근간을 흔들만한 내용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