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테마] 살벌한 증시의 단상…9.11테러 테마주

입력 2013-05-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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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12일 미국을 덮친 테러 여파로 국내 시장이 폭락하면서 옵션시장에선 초대박이 터졌다. 전날 1000원이었던 풋옵션 9월물 62.50의 프리미엄이 50만5000원을 기록해 무려 505배 폭등했다. 전날 종가에 100만원어치를 매수한 투자자는 하루만에 5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9.11 테러 당시 풋옵션의 대박 신화속에 전쟁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전례가 없던 위기상황에서 어찌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태평양 건너 비극을 호재로 국내 주식시장에는 어김없이 황당한 테마주들이 판을 쳤다는 점이다.

광림특장차(현 광림)란 종목이 사명에 ‘특장차’가 있다는 이유로 상한가를 쳤다. 광림특장차는 크레인 등을 만드는 회사인데 증시에서는 특장차가 황당하게도 ‘특수장갑차’의 준말로 잘못 알려진 게 이유다.

더 황당한 것은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다. 9.11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면서 전쟁 관련주들이 급등할 때 동반 상승했는데 이유가 흥미롭다. 군인들이 전쟁터에 나가면 콘돔을 많이 사용할 것이므로 수혜주가 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중동은 모래바람이 많이 불어 콘돔이 총구를 막는데 사용할 것이라는 개그콘서트에 나올 법한 얘기가 증시에 회자됐다.

당시만 해도 테마주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쉬운 투자처 정도로 인식됐던 경향이 있었다. 실제 모 대형증권사는 테러 1주기를 앞둔 2012년 9월 유망주로 추석 특수 수혜주, 아시안게임 효과 기대주 등과 함께 9.11테러 1주년 테마주를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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