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에 사사건건 딴지거는 쉰들러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 쉰들러그룹이 주주총회에서 연이어 반대표를 던졌다. 현대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저지하며 현대그룹 경영권에 끊임없이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7일 오전 정기주총에서 사업목적에 포장공사업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했지만 쉰들러그룹의 이유없는 반대로 부결됐다.

이날 쉰들러그룹은 이사와 감사위원회 선임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전체 주주의 과반이 참석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변경이 가능한 정관 변경은 쉰들러가 유일하게 부결시킬 수 있는 안건”이라며 “2대주주라는 힘을 과시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쉰들러그룹의 ‘딴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일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발행준비 중인 160만주(1108억원 규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결국 유상증자는 무기한 연기됐다. 쉰들러 보유지분 가치는 희석시키고 향후 현대그룹 지배구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유상증자야 말로 쉰들러그룹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였던 것이다.

더 나아가 쉰들러그룹은 지난해 말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주식을 이용한 파생상품 계약 등으로 주주들에 피해를 입혔다”며 회계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고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신규 계약 및 연장을 금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 계약은 금융사들이 현대상선, 현대증권 지분을 확보해 우호세력 역할을 해주면 현대엘리는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을 보존해주는 구조로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책이 될 수 있다.

현재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의 현대엘리 지분율은 43.3%로 여기에 우리사주조합 7%를 합하면 50.3%가 된다. 2대 주주인 쉰들러의 지분율은 3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