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명예퇴직 후 해외봉사하는 부부 ‘화제’

입력 2013-03-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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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력단 첫 환갑 부부 단원 주태균ㆍ홍중옥씨

▲주태균·홍중옥 씨 부부

“페루는 처음이에요. 잉카 문명에 관심이 많아 늘 남미를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봉사의 기회를 주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난 1991년 창립하면서 해외봉사단을 파견한 이래 처음으로 환갑의 나이인 부부 봉사단원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동갑내기 주태균·홍중옥 씨 부부. 이들은 80기 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뽑혀 지난 18일부터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KOICA 해외봉사교육원에서 한창 국내 교육을 받고 있다.

남편 주씨는 2011년 2월 경남 밀양의 밀성초교에서 교감으로, 아내 홍씨는 2009년 8월 같은 지역의 산외초교에서 교사로 각각 명예퇴직했다. 정년이 되지 않아 몇 해 더 교단에 설 수 있었지만 이들은 해외봉사를 나가려고 중간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주씨는 지난 1998년부터 3년간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원장으로 근무했고, 2006년부터는 4년 동안 이란의 테헤란 한국학교 교장을 지냈다.

또 이란에서 한국학교 교장을 하며 주말에 재외동포재단의 도움으로 한글학교를 열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2009년 한글날 ‘해외 한글 보급 유공자’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아내 홍씨 역시 남편을 따라 두 나라에 살면서 현지 채용 한국어 교사로 활동했다.

“7년 동안 두 나라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인생에서 가장 신바람 나게 일을 했어요. 그때 봉사의 즐거움을 깨달았죠. 그래서 봉사단원에 도전했어요. 주변에서는 연금을 받아가며 편하게 살지 뭐하러 사서 고생하느냐고 측은하게도 봤어요. 그러나 신바람 나게 일하던 그때가 그리워 참을 수가 없었더군요.”

부부는 주씨가 퇴직하던 해 처음으로 봉사단원에 도전해 이집트에 한국어 교사로 당당히 합격했다. 그러나 국내 교육까지 마치고 출국을 기다리는 중 현지에서 시위가 발생해 취소되고 말았다.

그해 말에도 재도전했지만 이번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사실 이번 80기 봉사단원 선발에서도 부부는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합격한 2명이 잇달아 포기하는 바람에 부부가 나란히 기회를 잡은 것이다.

교육원에서 가장 열정적인 수강생으로 소문난 부부에게 ‘2년 뒤 귀국하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자 “기회가 된다면 현지에 남아 계속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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