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1호 전투근무태세’ 선포 뒤 ‘한미, 한반도 핵전쟁 상황 조성’ 안보리에 통보
북한이 26일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에 맞춰 도발위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고, 군 당국은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며 대북 감시 태세 강화에 나섰다.
북한은 이날 전략미사일 군부대와 장거리 포병 부대를 포함한 모든 야전 포병군을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키겠다고 선포했다.
북한 최고사령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핵전쟁 소동은 위험계선을 넘어 실전 단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적 대상물을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도를 비롯한 태평양군 작전지구 안의 미제 침략기지와 남조선, 그 주변 지역의 모든 지역’으로 규정도 했다.
북한이 ‘1호 전투근무태세’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국방부는 최고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외무성 성명을 통해 “외무성은 위임에 따라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의 핵전쟁 도발책동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에 일촉즉발의 핵전쟁 상황이 조성됐다는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개 통고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지금 미국이 핵무기의 수적 우세를 믿고 허세를 부리지만 제가 지른 불길에 영영 타죽는 비참한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상전의 핵우산을 믿고 멋없이 날뛰는 괴뢰들은 조미 사이에 싸움이 터지게 되면 핵타격의 곁불이 어떤 것인지 톡톡히 맛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이날 대북비판매체를 비롯해 일부 지자체와 기획재정부 홈페이지가 접속장애를 겪었다. 지난 20일 KBS MBC YTN과 신한은행·농협 전산망이 해킹을 당한 지 6일 만이다.
우리 군은 격상된 대북 감시 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현재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으나 도발할 경우 강력하고 단호히 응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이런 행태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례적 군사태세를 갖추는 등 위협수위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북한의 의도를 파악·분석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천안함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의 태도변화만을 강력히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면서 “주민들은 굶주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