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택, 암․악플없는 하늘에서 원없이 춤추길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3-02-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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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임윤택, 암․악플없는 하늘에서 원없이 춤추길[배국남의 직격탄]

신명난 이승에서의 춤판이 끝났다. 그리고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회복의 기원을 뒤로 한 채 공연 무대를 하늘로 옮겼다. 바로 11일 서른 세살의 나이로 숨을 거둔 울라라세션의 임윤택이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뛰어난 광대였다. 그가 노래하고 춤을 추는 순간 암세포도 그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끝까지 그가 사랑했던 무대를 지켰다.

2011년 1월 서른하나,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울 나이의 임윤택은 가장 절망적인 진단을 받았다. 위암 4기.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암수술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 ‘슈퍼스타K3’였다. 그의 암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대중은 그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의 춤과 노래가 대중을 완전히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암의 어두운 그림자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암으로 속인다는 악플이 쏟아지고 이것은 암세포보다 그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슈퍼스타K’우승후 다양한 무대에 올라 그의 끼와 열정, 노력, 도전, 용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에는 자신의 삶의 모토를 제목으로 한 에세이 ‘안 된다고 하지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를 출간하기도 했다. 8월에는 3살 연하의 이모 씨와 결혼하고 10월에는 그의 목숨보다 소중한 10월 딸을 낳았다.

“이제 쓸 약이 없다. 건강에 대해선 늘 똑같다. 내일되면 또 가다가도 어찌 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이고 어제도 쌍코피 흘렸었는데 그냥 쓱 닦고 지나갔다”며 그가 서른셋 짧은 삶의 열정을 쏟아 부은 무대에 올라 춤과 노래로 수많은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33세라는 물리적인 나이는 짧았지만 그는 진정한 삶을 살았다. 건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에서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1월15일 열린 ‘아시아모델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공식행사였다.

임윤택은 고교재학 시절부터 비보이팀을 결성해 천부적인 춤꾼의 재질과 열정을 보였고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 재학시절에도 다양한 무대활동을 펼쳤다. 김명훈 박광선 등과 함께 울라라 세션을 결성해 독창적인 퍼포먼스와 음악을 선보였다.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역동성과 독창성 그리고 열정이 묻어나는 퍼포먼스였다.

이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암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고 거짓위암이라는 악플을 쏟아냈다. 그 악플에 상처를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위암에도 굴복하지 않고 그만의 무대를 펼쳐나갔다. 임윤택은 “내가 먼저 나서서 아픈 놈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이 순간에도 나 아프다는 것을 말하기 싫지만 사람들이 결국 물어본다. 돈에도 욕심이 없다. 그랬으면 제안이 들어왔던 생명보험 CF를 찍었다. 나는 음악이 좋고 춤이 좋고 무대를 좋아할 뿐이다”고 말했다.

임윤택, 그가 그토록 좋아하던 무대를 뒤로 한 채 그리고 “감격스러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를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더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아이와 아내에게 감사한다”는 지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1)과 아내를 남긴채 하늘로 떠났다.

임윤택의 명복을 빌며 그가 암과 악플없는 하늘에서 원 없이 신명난 무대를 펼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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