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앞두고 고액 자산가 유치 나서
비과세 축소와 금융소득과세 대상 확대 등 세제 개편을 앞두고 은행들이 고액 자산가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들은 시중자금이 절세상품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만큼 세테크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국민·신한 등 시중은행들은 세금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거나 글로벌 PB전문은행과 업무제휴를 맺고 신상품을 내놓는 등 절세에 초점을 맞춘 자산관리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약 9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은행은 성과가 좋은 기존 금융상품 재정비와 최근 세제 개편을 반영한 새로운 상품 출시로 큰 틀을 잡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상품의 양 보다는 질적 만족을 추구할 계획”이라며 “투자증권, 신탁, 자산운용 등 KB금융 전사적으로 매달 책임자들이 모여 주식·채권 투자비중, 투자지역 등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자산투자 전략을 세운다”고 말했다.
이르면 오는 3월 세계 최고의 스위스 PB전문은행인 롬바드 오디에(Lombard Odier)의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우선 롬바르 오디에를 통해 역외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선보인 후 향후 국내 고객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약 8조7000억원의 자산을 운용중인 우리은행은 예금과 펀드를 결합한 월지급식 상품에 중점을 두는 한편 상품 라인업을 늘린 이른바 슈퍼마켓 전략으로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 번에 수익을 내면 과세가 되기 때문에 기대수익 실현시 자동환매되는 상품을 통해 평가이익과 절세의 두 마리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매월 수익을 지급하는 월지급 상품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만큼 호응도 좋다”며 “지난해 말 3개 정도의 해외펀드를 출시했고 오는 2월에는 추가로 4개의 상품을 더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투자와의 공동영업이 가능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가 상품개발·영업을 협업하는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조직이 신설된 이후 PB고객에게 은행상품 외에도 증권상품을 신속하게 서비스할 수 있어 상품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객의 투자성향·자산운용 목표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강화한다. 이 관계자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토대로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예를 들면 최근에는 미국부동산 지수에 투자하면서 원금보장으로 리스크를 제어한 원금보장형 미국부동산 지수투자 상품을 서비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