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계열 학회 여성회장 시대 활짝

입력 2013-01-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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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사회학, 독·불문학회 잇따라 선출

국내 학계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어문학 계열 학회는 물론 철학회, 사회학회 등에서도 여성 회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국철학회의 첫 여성 회장이다. 김혜숙 교수는 지난해 8월 제43대 한국철학회 회장에 취임했다.

김 교수는 한국분석철학회 회장, 한국여성철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2008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 여성철학자들의 축제인 제13차 세계여성철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는 인문정신의 회복을 기치로 내걸고 작년 10월 출범한 한국인문학총연합회(인문총) 대표회장도 맡고 있다.

정진성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한국사회학회 신임 회장에 취임했다. 1957년 설립된 한국사회학회에서 여성 회장은 이번이 네번째다.

정진성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서울대에서 사회학과장, 여성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특히 정 교수는 2004년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에 임명됐으며 유엔 인권보호증진소위원회 정회원,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부의장 등으로 활동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렸다.

또한 그는 인문 사회과학 분야에서 여성, 젠더 연구를 하는 학회의 모임인 한국여성연구학회협의회 초대 회장도 맡고 있다.

한국독어독문학회는 지난달 정기총회를 열고 문미선 서울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박시현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교수는 이달 초 한국불어불문학회 제48대 회장에 취임했다. 박 교수는 2015년 불어불문학회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50년사 발간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학계에서는 여성 학자들이 학문적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박시현 교수는 “불어불문학회의 경우 여성 회장이 여러번 배출됐지만 학계 전반적으로 여성 회장은 여전히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혜숙 교수도 “아카데미아(대학)에서 조교수를 포함해 교수급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5%가 안 될 정도로 학계는 여전히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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