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를 상대하기 위한 최양하 한샘 회장이 만든 전략 거점에 손동창 퍼시스 회장이 들어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퍼시스의 관계사인 일룸을 통해 한샘 센텀시티점과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인 해운대구 우동 한화 꿈에 그린에 일종의 플래그십인 브랜드숍을 열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지난 1983년 한샘에서 생산과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퍼시스는 사무용 가구에 주력키로 하는 등 서로의 영역을 침범치 않기로 암묵적인 룰을 만들어 이를 지켜왔다.하지만 퍼시스는 지난 2010년 관계사 일룸을 통해 대리점 100개 체제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가정용 가구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한샘은 한샘이펙스를 통해 사무용 가구시장을 공략하며 맞불을 놓았고 결국 손 회장측은 최 회장의 전략 거점 지척에 매장을 내는 강수를 두게 됐다.
손 회장측의 일룸 브랜드숍은 440평대로 1층에는 리빙가구를 그리고 2층에는 학생방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가구에 주력한다는 콘셉트이지만 일부 소품류도 판매해 최 회장의 센텀시티 매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손 회장측은 이 매장의 연 매출을 20억원 규모로 잡고 있다. 현재 5개인 브랜드 숍을 올해 2개 추가로 오픈해 매출 650억원을 달성한다는 것이 일룸측의 목표다.
일룸측은 대리점 현재 121개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효율성을 높이고 거점 브랜드 숍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일룸은 2015년에 매출 1000억원이 목표다.
최 회장의 부산 센텀점은 2011년 오픈 이후 연 매출 5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연 매출 6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한샘측은 내다보고 있다.
최 회장은 이곳에 오픈 부터 3년간 200억원을 더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이곳을 롤모델로 삼아 중국 등 국가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부산 센텀점은 2500평 규모로 대도시 핵심상권에 위치한 홈 인테리어 매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기존의 가구 인테리어 매장이 단품 위주인 것과는 달리 ‘공간을 판매한다’는 개념으로 침실, 거실, 자녀방, 부엌 등 100여개의 방을 꾸며놓았다.
전문교육을 받은 영업사원이 가구 배치부터 인테리어 전반에 대한 1 대 1 맞춤 상담을 실시해 가족 구성원수, 수납량, 라이프스타일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맞춰 수납과 공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가구설계가 가능하다.
최 회장은 “우리는 도심형 백화점 모델로 승부를 볼 것”이라며 “가구와 생활용품 비중을 8대 2로 두고, 전문 시공·상담 서비스를 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