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독자 행보 의지
특히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해 안철수식 정치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올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 도우미’ 역할에 그치지 않고 차차기 대선을 겨냥한 자신 만의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사실상 ‘출정식’ 분위기를 쏟아낸 해단식에서 “새 정치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담대하게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캠프 내에선 “19대 대통령 안철수”라는 외침이 쏟아졌다.
안 전 후보가 이르면 이번 주중 문재인 후보 선거지원에 나서더라도 문 후보의 당선 여부가 안 전 후보의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좌우할 만큼 중요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의 머릿 속엔 차차기 대선에 도전하기 전 자기 만의 숙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기 위한 시나리오로 가득 차있다는 게 안 전 후보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안 전 후보는 참모진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보고서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치권에선 안 전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로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예상하고 있다. 아직 몇 곳에서 선거가 치러질지 확정되진 않았지만 현재 수십 명의 현역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안 전 후보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안 전 후보가 꿈꾸는 새 정치를 이루기 위해선 많은 법안들을 개정해 나가야 하고, 당 밖에서 법 개정에 나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것이 안 전 후보가 차차기 대선 도전에 앞서 제도권 정치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서 안 전 후보는 후보 사퇴회견 3일 전인 지난 달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을 한번 하고 이 길을 걸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후보가 이번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조직의 중요성을 실감한 데다 이미 민주당도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4월 재보선을 전후해 신당 창당에 나설 가능성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 당직자는 “안 전 후보가 창당할 경우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와 안 전 후보와 가까운 민주당 전·현직 의원, 정운찬 전 총리, 일부 새누리당 전직 의원과 관계자들이 대거 합류하는 등 정치권의 지각변동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내년 재보선에 직접 나설 경우 문 후보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과 서울 강북권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부산 사상의 경우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연스레 지역구를 이어받고, 낙선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이곳은 안 전 후보의 고향이어서 지지기반을 닦기에 좋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캠프 내부에선 상징적으로나마 서울 강북권에서 출마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