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한강·바다 인접한 단지 불황에도 인기
올해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분양 성공의 키워드는 ‘조망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제혜택 등으로 싼가격에 물량이 공급됐다고 하더라도 교통, 학군 등 여러 입지조건 중에서도 산책로가 있는 공원과 강, 바다 등 경관이 좋은 곳에 살고 싶은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21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요즘 고객들은 주거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을 통해 쾌적한 환경에 살면서 삶의 여유를 찾고 싶어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올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불황임에도 녹지(골프장·공원)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들은 경기에 상관없이 대체로 청약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대형 평형이라도 조망권만 갖추고 있으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14~15일 청약접수를 받은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과 서해 조망이 동시에 가능한 더블 조망권을 앞세워 순위 내 최고 26대 1, 평균 1.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개 타입을 제외한 모든 평형대가 마감됐다.
지난 8월 동탄2신도시에서는 리베라 골프장을 조망할 수 있는 ‘호반베르디움’이 큰 인기를 얻었다. 948가구를 공급하는 이 단지에 2080명이 청약해 1순위에서 평균 2.19대 1, 최고 12.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한화건설이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A21블록에서 공급하는 ‘동탄꿈에그린 프레스티지’도 남쪽으로 리베라CC와 마주하고 있어 골프장 조망이 가능하다.
앞 동뿐 아니라 뒤 동까지 조망권이 확보되도록 단지를 배치했다.
안산시 고잔신도시 37블록에서 대우건설이 21일 1순위 청약에 돌입한 ‘안산 레이크타운 푸르지오’는 단지 바로 앞으로 약 66만㎡ 규모의 안산호수공원이 위치해 조망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달 초 문을 연 시흥배곧SK뷰 모델하우스에는 3일간 4만여명이 다녀갔다. 이 단지는 전체 1442가구가 전용면적 62~84m²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는 장점도 있지만 공원 및 바다와 인접해 있다는 또 다른 이점도 부각되고 있다.
시흥배곧SK뷰 분양 관계자는 “부지 앞으로 20만m²의 중앙공원이 조성되고 옆으로는 서해를 끼고 있다. 특히 만을 사이에 두고 송도신도시를 마주보게 돼 송도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강 조망권 단지들도 여전히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삼성물산이 지난 5월 분양한 ‘래미안 밤섬 리베뉴 1·2차’는 순위 내 총 336가구 모집에 615명이 몰려 평균 1.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래미안 금호 하이리버도 전용 114㎡ 33가구 모집에 84명이 지원해 평균 2.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 7월 대우건설이 분양한 ‘서울숲 2차 푸르지오’도 1~3순위 청약접수 결과 모두 31가구 모집에 86명이 청약,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순위내 마감됐다.
이달 대림산업이 분양한 서울 마포구 용강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 ‘e편한세상 마포3차’ 역시 71가구 모집에 118명이 신청하며 평균 1.66대 1로 순위내 마감했다.
이밖에 GS건설은 다음달 금호 13구역에 전용면적 59~114㎡ 총 1137가구 중 33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일부세대는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들이 분양에 성공하는 이유는 수요자들의 주거환경에 대한 새로운 욕구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공원 등과의 인접사항은 아파트 분양시장에 있어 필수 조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