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장외 설전 … 협상 재개 불투명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의 단일화 룰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양측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양측은 협상 난항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면서 장외에서 대변인 간 날선 대화를 주고받았다.
21일 밤 11시 문·안 후보의 TV토론을 1시간가량 앞둔 상황에서 양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협상 재개는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6시 재개된 협상이 무기한 정회에 돌입하자 “안 후보 측이 ‘가상대결 조사 이외에는 다른 방안에 응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가상대결에 의한 여론조사 방식을 고수하면서 7시쯤 다시 정회됐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협상을 타결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후보 간 담판으로 가려는 의도거나 여론조사 실시 날짜를 최대한 늦추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예고 없이 브리핑을 통해 협상 내용을 전하자 발끈하고 나섰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반박 브리핑에서 “진 대변인의 브리핑은 사실이 아니고, 거짓으로 브리핑 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맞섰다.
유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은) 그런 표현과 태도로 임한 적이 없고, 허위사실 말한 대변인의 사과와 자체 엄중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문 후보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진 대변인이 협상 내용을 브리핑하며 “안 후보 측이 ‘제발’ 가상방식을 받아달라고 요구했다”는 대목에서 ‘제발’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진 대변인 브리핑 후 다시 돌아와 “제발이라는 표현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브리핑에서 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또 “문 후보 측이 주장하는 식이라면 수정안 요청은 우리에게 일방적 강요를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문 후보 측이 제시한 수정안을 받을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거다. 이날 중 협상 재개 움직임에 대해서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두고 문 후보는 적합도와 지지도 조사를 선호하고 방식을, 안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 경쟁력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양측이 서로 유리한 안을 고수하며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양측은 전날 14시간 협상에 이어 이날 오전9시 협상을 재개했으나 이견을 확인하고 낮 12시18분경 정회했다. 오후 3시30분에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았으나 한 시간여 협상에서도 별다른 소득을 못 내고 헤어졌다.
이어 두 시간여 휴식을 가진 뒤 오후 6시 10분께 문 후보 측이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수정한 안을 갖고 협상장에 갔으나, 입장차를 확인하고 50분 만에 무기한 협상 정회를 선언했다.
양측이 하루 종일 속개와 정회를 반복하면서 이날 중 합의에 도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두 후보가 TV토론 전후에 전격 담판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문·안 후보 간 TV토론은 이날 오후 11시 15분부터 서울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지상파 방송 3사의 공동 생중계로 100분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