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용산역세권개발에서 손 떼나

입력 2012-11-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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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개발 안되면 사업 포기" 공언…이사회도 무산

코레일이 추진하던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인수가 또다시 무산됐다. 코레일을 제외한 출자사 전 이사회 멤버들 이사회에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서다. 코레일측은 개발방식 변경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사업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사업 파국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레일측의 요청으로 드림허브 이사회가 열렸지만 정족수 미달로 이사회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이날 안건은 롯데관광개발이 보유한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코레일이 인수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이렇게 되면 용산역세권개발에 대한 코레일의 지분율이 종전 29.9%에서 75%까지 올라 롯데관광개발이 쥐고 있는 경영권을 코레일이 회수, 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코레일은 사업 경영권을 확보해 사업 방식을 단계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고, 총 3조원이 이르는 증자로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날 용산역세권개발 일부 출자사들의 또다시 이사회를 보이콧하면서 경영권 인수계획이 무산됐다. 코레일이 추진하고 있는 주주배정 방식의 증자와 개발방식 전환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앞서 지난 10월 19일 드림허브 이사회에서도 코레일 요청으로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등 사업구조 개편 안건이 올라온 바 있지만 삼성물산 등 이사회 멤버가 대거 불참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었다.

이런 가운데 개발방식 변경이 무산될 경우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천명한 코레일측이 더이상 자금조달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내달 12일까지 하기로 했던 CB(전환사채)발행에 코레일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레일 고위 관계자는 “사업 개발 방식 변경이 무산될 경우 주주로서의 역할만 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과 경영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2대 주주 롯데관광개발이 사업을 주도한다고 해도 불황으로 투자자 모집에 애를 먹고 있어 내달 사업 디폴트(부도)가 유력시 되고 있다. 무엇보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화해할 가능성은 낮다.

실제 이들간 실무자 물밑접촉 등 교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차기 이사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극적인 화해나 어느 한측이 통큰 양보가 나오지 않는 이상 사업 파국이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 출자사 관계자는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중 어느 한쪽이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은 이상 사업이 굴러가기 어려울 정도로 관계가 악화된 상태”라며 “정부나 서울시에서 중재에 나서야 하는데 뒷짐만 지고 있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드림허브는 12월 17일까지 종합부동산세, 금융이자, 설계비 등 1050여억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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