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추진하던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인수가 또다시 무산됐다. 코레일측은 단계개발 방식 등 개발방식 변경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사업에서 손을 뗄수도 있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사업 파국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레일측의 요청으로 드림허브 이사회가 열렸지만 정족수 미달로 이사회 자체가 개최되지 못했다. 이날 안건은 롯데관광개발이 보유한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코레일이 인수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이렇게 되면 용산역세권개발에 대한 코레일의 지분율이 종전 29.9%에서 75%까지 올라 롯데관광개발이 쥐고 있는 경영권을 코레일이 회수, 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도 있었다. 코레일은 사업 경영권을 확보해 사업 방식을 단계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고, 3조원이 이르는 증자로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날 용산역세권개발 일부 출자사들의 또다시 이사회를 보이콧하면서 경영권 인수계획이 무산됐다. 코레일이 추진하고 있는 주주배정 방식의 증자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앞서 지난 10월 19일 드림허브 이사회에서도 코레일 요청으로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등 사업구조 개편 안건이 올라온 바 있지만 증자에 부담을 느낀 삼성물산 등 이사회 멤버가 대거 불참해 회의가 무산된 바 있다.
이사회가 또다시 무산되면서 사업 파국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개발방식 변경이 무산될 경우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천명한 코레일측이 더이상 자금조달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내달 12일까지 하기로 했던 CB(전환사채)발행에 코레일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레일 고위 관계자는 "사업 개발 방식 변경이 무산될 경우 주주로서의 역할만 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과 경영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2대 주주 롯데관광개발이 사업을 주도한다고 해도 불황으로 투자자 모집에 애를 먹고 있어 내달 사업 디폴트(부도)가 유력시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이사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극적인 화해나 한측의 통큰 양보가 나오지 않는 이상 사업 파국이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한편, 드림허브는 12월 17일까지 종합부동산세, 금융이자, 설계비 등 1050여억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