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의 대중문화 읽기] 저작권료, 싸이 그리고 달빛요정 만루홈런

입력 2012-11-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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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의 대중문화 읽기] 저작권료, 싸이 그리고 달빛요정 만루홈런

2010년 인디밴드 달빛요정 만루홈런의 이진원씨가 사망한 사건이 최근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얻게 되는 저작권료 수입이 고작 3,600만원일 것 이라는 기사와 함께 대비가 되고 있다. 현재 빌보드 7주 연속 2위 그리고 UK 차트 1위를 기록한 ‘강남 스타일’ 이라는 점에서 빌보드 1위하면 3대가 먹고산다는 언론의 직설적인 비유와 함께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심각한 오류를 포함하고 있는 기사이다. 즉 저작권법과 저작권으로 파생되는 뮤직 비즈니스의 매커니즘을 잘 모르고 분석한 것이다. 야구로 비유하면 감독의 사인을 오해하여 도루를 감행하다가 아웃당하는 경우라고 할까?

위에서 언급한 3,600만원은 현재 한국음원시장구조에서의 음원의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으로 발생하는 수익 일뿐이다. 즉 음원유통사에서 발생한 다운로드 음원매출과 너무나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패키지상품(다운로드+스트리밍)의 합산이 해당곡의 전체음원매출이 되며 그중 음원유통사의 몫과 음원제작자와 실연자의 인접권(neighbouring right)등을 제외하고의 저작권자의 몫인 것이다. (Net Income의 9%)

저작권으로 발생하는 권리는 다양하여 그중 노래방등에서의 공연권과 방송이 되면 발생하는 방송보상금등이 합산되어야 그 해당곡으로 발생하는 진정한 의미의 저작권료 산출이 가능한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노래방과 방송 등으로 발생할 저작권료가 약 2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 고민해야 할 부분은 단순한 저작권요율이 낮다는 단세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전체 음반시장의 그림을 보고 이해하여 대책을 수립해야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한 곡 당 음원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다는 점과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가격이(현재 곡당 600원) 음원의 소유자인 음원제작가가 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CD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CD는 음반사로부터 출고가격이 정해져있어 이것이 도소매상을 거쳐 유통마진이 추가된 후 소비자가격이 결정된다. 그러나 디지털음악파일은 현재 출고가격이 없다. 10여년 전에 음원유통사가 시장논리(?)로 정한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출고가격은 Warner Music, Sony Music, Universal Music과 같은 다국적 음반직배사의 경우 PPD라고 표현하며 이것은 Price Per Dealer의 줄임말이다.) Dealer에게 주는 가격을 Dealer가 정해버리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음악파일에서도 당연 음원제작자가 마케팅전략차원에서 출고가격을 정하고, 음원 유통사가 시장논리에 맞게 유통마진을 붙여 소비자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음원제작자가 600원의 가격에 음원을 출고하면 유통사가 마진(유통 수수료)을 붙이면 소비자가격은 600원 이상으로 정해질 것이다. 또한 10년이 지난 음원은 음원제작가가 전략적으로 600원이하의 가격, 예를 들어 300원으로 출고하면 소비자가격은 600원 이하로 책정될 것이다. (Warner Music등 외국계음반사의 경우 Full Price, Mid Price, Budget Price등 다양한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 가격정책은 콘텐츠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 고유의 마케팅전략이라는 경영학적 접근을 굳이 이야기해야 하는가?

지금의 시장구조는 이러한 룰이 완전 무시되어 유통사가 힘의 논리로 지배하고 있다. 싸이 현상으로 불거진 해묵은 저작권자의 권리와 달빛요정 만루홈런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다시 꺼내기 이전에 이와 같은 현재의 불합리한 음원시장구조를 큰 그림으로 보는 전문가적 시각이 아쉬울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음반업계는 싸이와 같은 B급문화(싸이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와 그렇다면 A급이라고 판단되는 아이돌음악으로 양분되고 있다. 그럼 우리의 인디음악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얼마전만해도 홍대 인디씬의 대표주자였던 국가스텐의 소속사이동과 ‘나는 가수다2’에서의 선전, KBS2 ‘톱 밴드’에서의 다양한 음악들의 출연(몽니, 로맨틱펀치, 장미여관, 피터팬 컴플렉스, 학동역 8번 출구 등) 그리고 얼마 전 나가수의 새 가수 초대전에서 선전했던 “어반자카파”등의 활약은 우리의 인디음악의 대중화에 청신호를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인디 음악 씬에서도 스타가 나와야한다. 스타가 있어야 대중화가 될 수 있고 그래야 음원 한곡이 히트했을 경우 싸이와 같은 수익구도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전제조건은 위에서 언급한 현재의 음원수익구도가 전면 개편되어야 할 것은 당연지사이다. 저작권요율만 운운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가지, 우리가 쉽게 착각하고 있는 것은 인디음악이 록음악(록 밴드)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인디 음악씬은 너무나도 다양하며, 특히 클럽음악이라고 불리는 DJ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자음악이 그 태생이며 DJ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이 클럽댄스음악은 현재 전 세계적인 음악흐름이자 아이돌 뮤지션들이 많이 차용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팝/댄스라는 음악장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미 서울의 모 대학에서는 “전자 디지털 음악학과” 가 10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내년도 입시에서 경기도의 모 예술대학에서는 학과명이 EMP(Electronic Music Production) 라고 하여 아예 음악장르를 학과 이름으로 하여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이것은 당연 시대상의 반영이라고 볼수 있으며, 이제 이러한 일렉트로닉등을 기반으로 하는 DJ/Club 문화가 우리 곁에 더욱 다가와 있다고 볼 수 있고, 또한 이것은 우리의 대중문화 속에서의 국민 여가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인디문화/음악과 국민의 여가활동에 대하여는 다음호에 계속해서 이어나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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