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신고가 경신 후 내리막길 … 내년 회복 전망도
◇태양광주 ‘빛을 잃다’
이처럼 태양광주가 폭락한 것은 공급과잉에 수요부진,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유로존이 좀처럼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점도 주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양광 대장주인 OCI는 전일대비 0.99%(1500원) 오른 15만3500원에 2일 장을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월10일 31만85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당시보다 51.18%나 하락했다. 같은 날 신고가를 찍은 한화케미칼도 당시보다 45.93% 하락했으며 이는 3분기 시작점인 7월 이후로만 해도 각각 32.08%, 16.86%나 하락한 것이다.
또한 OCI의 자회사인 넥솔론 역시 지난 2월14일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면서 당시보다 77.99%나 급락했다. 같은 날 신고가를 경신한 웅진에너지, 오성엘에스티도 각각 81.18%, 78.21% 주가가 빠졌다.
때문에 한때 전망이 밝았던 태양광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소위 ‘멘붕’(멘탈 붕괴)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이들 업체의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태양광 대장주인 OCI는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한화케미칼도 3분기 약진했으나 자회사인 한화솔라원의 부진이 지분법에 따른 손실로 반영되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가동 예정인 폴리실리콘 사업 역시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태양광 잉곳(금속을 일정한 형틀에 주입하여 응고시킨 것)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오성엘에스티도 3분기 영업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태양광 부문의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주 독일을 대표하는 국제적 기업 지멘스는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하고 사업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시장의 사업환경 변화와 낮은 성장성, 비용 증가 압력 등으로 사업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태양광 사업의 중심축이었던 독일 정부가 관련 보조금을 크게 줄였다. 그마저도 2014년부터 아예 지급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신흥 세력으로 떠오른 중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내 11월 태양광제품가격이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수요는 꾸준하지만 선진시장 수요 감소폭이 예상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주, 투자 할까, 말까
태양광주는 올 초만 하더라도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던 종목이다. 하지만 올해 중반을 넘어서면서 목표 주가도 연일 미끄럼을 타고 있는 데다 반등을 기다리다 지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태양광주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웅진그룹을 무너뜨린 것도 태양광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전 회장이 "어려울 때 포기하지 못하고 끌고 간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 데서 그 현실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대부분 전문가들은 태양주에 대한 투자의견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양광 업체들의 폴리실리콘 부문의 적자 전환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지만 9월 들어 폴리실리콘 시황이 더욱 악화되고 재고가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예상보다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폴리실리콘 평균 판매가는 더 하락한 반면 가동률 조정으로 원가는 올라가면서 4분기 폴리실리콘 부문 적자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의 경우 북반구의 겨울철 진입으로 태양광 발전소 공사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태양전지 모듈 판매 물량도 5~10% 정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자회사인 한화솔라원의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태양광주가 여전히 투자매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지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주가 이미 주가가 내려올 만큼 내려왔기 때문에 추가로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 태양광 업계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감도 이미 반영됐다. 오히려 태양광업체의 주가가 많이 내려와 저가에 매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준비 중이며 원전사태 이후 일본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도 유효하다”며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2013년 상반기부터 시장 가격과 기업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OCI 주식을 순매수하며 이 기간에 2만2933주나 쓸어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