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의 삼성 입사 이력서는 단촐하다. 학력과 소대장 전역 기록이 전부다.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하는 요즘 학생들의 그것과 비교하면 박 사장의 5줄 짜리 이력서는 초라해 보이기 까지 하다.
지난 30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열정락서’에 참석한 1900여 명의 대학생들도 박 사장의 이력서를 보자마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박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삼성이 스펙을 중시하는 기업이었다면 이런 이력서로는 입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쓸데없는 스펙 쌓지 말고 깜냥과 실력을 키워라”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1995년 처음 임원(이사보)으로 승진한 후 2003년 부사장에 이르기까지 2년마다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2004년에는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이 됐고 삼성캐피탈,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을 거쳐 현재 삼성생명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 사장은 “이력서 한 줄은 스펙일 뿐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 분야의 깊이 있는 경험으로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만의 전문 분야가 생기면 ‘취업 걱정’, ‘잘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최고의 실력이 불안과 걱정을 덜어주는 보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