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신설·인력 증원…누가 당선돼도 '기업 규제' 시름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최근 발표한 정책공약에서 정부 부처의 신설과 공무원 증원 등을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경제민주화’를 명목으로 기업규제를 천명하면서 ‘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기본 기능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 후보는 옛 과학기술부의 기능을 되살린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주장했다. 그는 “창조경제의 기반인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지고 창의적 융합인재 육성과 미래를 선도할 연구 지원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부와 해양수산부 둘 모두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기회균등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통령 친인척,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한 조치로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개편을 통한 역할 확대도 시도한다.
문 후보는 최근 “정보미디어부(정보통신부)를 만들어 우리나라 ICT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고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문 후보는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고 국가청렴위원회도 되살린다는 구상이다. 대·중소기업 간 거래질서를 감독할 ‘사회적 경제위원회’도 설치키로 했다.
안 후보는 “새로운 미래산업을 구상·보완하는 혁신부서가 필요하다”며 미래기획부 설치를 통해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을 떼어내 이곳으로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옛 경제기획원의 역할을 되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청을 확대 개편하고 문 후보와 같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공약했다.
최근 여성·아동·장애인 등에 대한 성폭력과 흉악범죄가 사회문제화되면서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경쟁하듯 경찰인력도 증원하겠다고 나섰다.
박 후보는 경찰인력을 연간 4000명씩 향후 5년 간 2만명을 늘려 경찰관의 담당인구를 선진국 수준인 1인당 400명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서울시내 한 파출소를 찾아 “치안력을 강화하려면 경찰인력을 크게 증원하고 여성경찰인력도 확보해야 한다”면서 박 후보보다 1만명 많은 3만명 증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세 후보의 공약은 모두 정부의 덩치를 키우는 것들이다. 이 경우 정부기능 강화로 인한 시장개입도 자연스레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이런 구상들이 경제민주화 정책과 연결되면서 시장경제 질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의 공정위 확대 개편안, 문 후보의 사회적 경제위원회 설치도 기본적으로 시장개입을 통해 기업을 규제한다는 측면에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