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용산개발 경영권 장악 무산…'진퇴양난'

입력 2012-09-18 11:53수정 2012-09-1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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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출자사 반대…1조6000억 증자 집단 반기

▲용산역세권개발 조감도
용산역세권개발 사업 1대 주주이자 땅 소유자인 코레일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난 17일 드림허브금융투자회사 이사회를 통해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을 몰아내고 사업 전면에 나서려 했으나 출자사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 여기에 일반 주주의 역할만 하거나 철도창부지 독자개발에 나서더라도 엄청난 재무적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8일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에 따르면 이날 드림허브 이사회는 코레일 측이 제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정상화를 위한 구조개편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다. 코레일 측 사업 개편안은 용산AMC의 2대 주주(29.9%)인 코레일이 최대주주(70.1%)인 롯데관광개발이 보유 중인 지분 45.1%를 사들이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코레일측 사업 개편안을 안건으로 채택하는 표결에서 10명의 이사 중 코레일 측 3명의 이사만이 동의했다. KB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삼성물산, 삼성SDS 등 나머지 7명의 이사들은 거수하지 않았다. 코레일 측 이사들은 회의를 중단한 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이사회가 무산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업 경영권 다툼에서 코레일을 제외한 드림허브 대부분의 이사들이 롯데관광개발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레일이 주장하고 있는 1조 6000억원 증자에 대한 집단반기를 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업계의 시각이다. 일부 건설 출자사들은 출자금 회수 얘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증자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한 출자사 관계자는 “지난 10일 주주 총회에서 자본금 3조원 확층 안건이 부결된 것만 봐도 출자사들이 증자에 얼마나 반감을 갖고 있는지 방증이 되는 셈”이라며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증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이 일반 투자자로 남거나 독자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엄청난 사업 자금을 사실상 코레일 단독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독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코레일은 이미 이 사업과 운명을 같이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롯데관광개발 등 주주들과 협력해 나가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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