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0개월 '암흑'...그사이 신지애는 더 강해졌다

입력 2012-09-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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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연장, 거센 비바람 모두 이겨내며 '제 2의 전성기' 맞아

▲신지애
신지애(24·미래에셋)가 1년 10개월간 빛이 보이지 않던 어둠의 시간에서 마침내 탈출했다.

신지애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로열 리버풀 링크스(파72·6657야드)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75만 달러)에서 우승하며 2주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려 그간 길었던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그의 우승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지난 10일 끝난 킹스밀 챔피언십에 이어 브리티시오픈까지 두 개의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킹스밀 대회에서는 1박2일 동안 9차례 연장전을 벌이는 혈투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고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거센 비바람을 이겨내며 유일하게 언더파를 적어냈다. 결코 이 우승이 우연이나 행운이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아울러 신지애는 LPGA 통산 10승과 동시에 메이저 대회 2승을 달성했다. LPGA 투어에서 10승 이상과 메이저 2승 이상을 거둔 한국선수는 전설의 박세리(35·KDB산은금융그룹)가 유일했다.

신지애는 LPGA 투어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해에 비회원으로 3승을 일구며 2009년 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2009년에도 3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올랐고 신인왕, 다승 1위 등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에는 에비앙 마스터스 등 2승을 올려 그해 9월 구옥희(56), 박세리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세번째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신지애는 2010년 6월 급성 맹장염으로 입원을 하면서 시즌 소화에 제동이 걸렸다. 2011년에는 허리 부상으로 9월 이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며 필드위에서 존재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올해 역시 부진은 이어졌다. 시즌 상반기 리더보드 상단에서 신지애의 이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5월에는 손바닥 피로골절로 두 달동안 재활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때 1위에 올랐던 세계 랭킹 역시 10위 밖으로 밀려나 있었고, 그 자리는 청야니가 굳게 지키고 있었다.

그런 그의 행보에 ‘파이널 퀸이 모습이 사라졌다’, ‘너무 빨리 무너지는 것 아니냐’ 등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지애는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주변의 질타와 비난도 겸허하게 받아들였고 연습에 매진했다. 다시 정상에 올라 실력으로 그에게 쏟아지는 우려들을 잠재 울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신지애가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데에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손바닥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7월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공동 31위를 기록, 탐색전을 치렀다. 이후 출전한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에서는 공동 7위,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는 공동 26위로 적응의 시간을 가졌다.

신지애는 지난 8월 CN 캐나다여자오픈에서 공동 3위에 랭크, 감을 되찾더니 킹스밀챔피언십에서는 결국 정상에 올랐다.

특히 신지애는 지난주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폴라 크리머(미국)와 8차 연장을 치르고도 승부를 내지 못해 다음 날 9차 연장 혈투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자신감이 붙은 신지애는 예상보다 길어진 연장전 탓에 예정보다 하루 늦게 영국에 도착, 체력적으로 불리한 조건 속에서 9타차 압승을 거두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대회 마지막 날에는 26개 홀, 이번 대회에는 무려 36개 홀을 돌며 일군 우승으로 체력면에서도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녀의 장기인 아이언 샷도 불을 뿜었다. 공을 똑바로 치며 페어웨이를 놓치는 적이 거의 없다는 뜻에서 붙은 '초크 라인'이라는 별명이 빛을 발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다시 새출발을 시작한 신지애의 행보에 골프팬들의 기대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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