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新라이벌열전] 최연소·메이저 챔프 등극한 이상희 VS 잠재력 지닌 승부사 김민휘

입력 2012-09-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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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휘
이상희(21·호반건설)와 김민휘(21·신한금융). 이 두 젊은 피을 주목하라.

20대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한국여자프로그램(KLPGA) 투어와는 달리, 20~40대까지의 두터운 선수층이 활동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21세 동갑내기 선수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이상희와 김민휘는 2012시즌 KPGA 투어에서 각각 상금왕 부문과 신인왕 부문에서 상위에 오르며 젊은 골퍼들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닮은 듯 다른 동갑내기의 두 선수가 한국골프계 뿐만 아니라 해외무대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사나이 이상희

이상희는 지난해 11월 NH농협오픈에서 김승혁(25·현대스위스금융), 황재민(32), 류현우(30)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KPGA 투어사상 역대 최연소 우승(만 19세 6개월)이다. 이어 9개월 뒤 열린 해피니스 광주은행 제55회 KPGA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의 무서운 등장이었다.

그는 국가대표 상비군이던 고교 2학년 시절 대표팀 선발전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미국 퀄리파잉(Q)스쿨에 응시했다. 또래의 다른 골퍼와 전혀 다른 행보다. 이상희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기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아버지가 더 많은 경험을 쌓으라고 권유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며 “Q스쿨을 통과할 거라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경험들이 프로 무대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희는 일관된 샷과 마인드 컨트롤을 조화시켜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는 스타일이다. 이번시즌에는 쇼트게임 연습에 매진해 무기로 만들었다. 멘탈 트레이닝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다. 특히 그는 메모를 통해 정신력을 강화하는 그만의 방식을 체화시켰다.

이상희는 “연습하던 중이나 경기 중 교정해야 할 부분이 생긴다. 하지만 바로 메모하지 않으면 나중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잊게 돼 매시간 메모하는 습관을 갖게됐다”며 “지금까지 꾸준히 메모를 하고 있는데, 대회 때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상문(26·캘러웨이), 김경태(26·신한금융)처럼 일본무대를 거쳐 미국에 노크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도 일본진출을 위해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Q스쿨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휘와는 초등학교부터 함께 골프를 쳐 온 친구다. 라이벌인 김민희는“이상희는 일관된 플레이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는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감정 컨트롤 능력도 뛰어나 배울점이 많다”며 부러움을 전했다.

▲이상희
◇더 넓은 세계로 나가는 승부사 김민휘

김민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단체전 개인전 모두 금메달을 휩쓸며 돌풍을 예고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Q스쿨 시드 전에서 탈락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김민휘는 바로 아시안 투어로 방향을 틀었다.

김민휘는 “아시안 게임을 했던 곳의 기후가 36도 정도로 매우 더웠다. 반대로 Q스쿨 했던 곳이 너무 추워 날씨 적응을 못하고 결국 시드전에 탈락했다”고 말했다.

아시안 투어 시드권을 확보한 김민휘는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경쟁하며 공동 3위에 오르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고, 상금순위 60위 안에 들어 올 시즌 한국무대에 진출 했다. 지난해 경험했던 외국 무대가 김민휘에게는 약이 됐다. 정식으로 올 시즌 풀 시드권을 받게 돼 신인왕 부문 후보로 올라와 있는 그는 현재 213점을 획득해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민휘는 동계훈련 기간에 불안했던 드라이버 샷을 잡았고 올 상반기에는 퍼터를 교체하면서 훨씬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주니어 시절, 적수가 없을 만큼 독보적이었지만 프로로 데뷔해 아직까지 우승이 없는 게 옥의 티다.

김민휘는 “국내에서 우승을 이루면 더없이 좋겠지만 조바심을 내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 미국무대로 진출 하는 게 가장 큰 목표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적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승부사 기질이 다분한 김민휘를 보면서 이상희는 “나와는 전혀 스타일이 다르다. 스윙도 시원하고 몰아치기에 능하다.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며 추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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