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ECB 총재 “유로존 위기국 국채 무제한 매입”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위기국의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무제한으로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금융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이 유로존 모든 회원국에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서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통시장에서 만기 1∼3년 단기 국채 중심으로 매입할 것”이라면서 “이는 ECB의 위임받은 권한내에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는 국채 매입에 따른 시중의 유동성 팽창을 막기 위해 예금 등으로 자금을 재흡수하는 불태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국채 매입이 채권시장의 왜곡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로존의 물가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파괴적인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최대한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채매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먼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요청해야한다.

드라기 총재는 국채매입 시기와 규모는 추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국채매입 계획에 대한 공개는 ESM 출범안에 대한 독일의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는 오는 12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CB는 지난 2010년 국채 매입 프로그램(SMP)을 시작했다가 지난해들어 중단했다.

이후 유로존 위기가 다시 심화하자 작년 8월 재개했다가 또다시 올해 2월 이를 멈춘 상황이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하고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 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종전 예상치 마이너스(-)0.5%∼플러스(+)0.3%에서 마이너스 0.2∼0.6%로 하향 조정했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시장의 긴장과 불확실성이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을 억누르고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가 아주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