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가스 황금시대 온다”… 이글포드 셰일가스 생산현장을 가다

입력 2012-09-04 08:18수정 2012-09-0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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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 및 운송비 포함해도 기존 가스보다 30% 저렴… "기존 에너지 판도 바꿀 것"

▲지식경제부 조석 2차관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이글포드 셰일가스 광구 시추설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셰일가스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글포드 셰일가스 층은 지리적 요건이 좋아 다른 곳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에 가스 생산이 가능합니다. 국제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셰일가스 시장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이글포드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정창석 미주본부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이글포드(Eagle Ford) 셰일가스 생산광구 현장을 둘러보며 셰일가스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로 전통 가스보다 가격이 약 30% 저렴하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3월 15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이글포드 셰일가스 생산광구 지분 23.7%를 인수했다. 운영권자는 미국 석유회사 아나다코(Anadarko)다. 2010년 하루 3000배럴 규모로 생산을 개시, 2년 만에 하루 10만배럴 규모로 생산물량을 확대했다.

이글포드 셰일가스 광구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로부터 약 220km 떨어진 매버릭 분지에 위치해 있다. 총 2단계의 시큐리티(보안) 관문을 거쳐야 생산현장에 도달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아나다코 대니 브라운(Danny Brown) 사업총괄책임자는 “모든 설비가 채 2년이 안된 새로운 시설로 향후 증산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이글포드 사업은 현지 고용률 증가와 경제력 향상 등 지역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리그(RIG)'로 불리는 셰일가스 시추설비.

셰일가스 생산은 크게 시추, 파쇄, 생산으로 나뉜다. 이날 현장에선 '리그(RIG)'라 불리는 약 50m 높이의 시추설비를 볼 수 있었다. 시추는 이 설비를 통해 여러 개의 웰(유정, Well)을 뚫고 파이프를 넣어 케이싱(유정과 파이프 빈틈을 메우는 과정)을 반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석유공사 이글포드법인 장호철 총괄 매니저는 “지하 2000m를 수직으로 우선 뚫고 이후 수평으로 2000m를 더 뚫는다”며 “이 같은 시추과정은 약 10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후 파쇄 과정에선 수압파쇄법이 이용된다. 파이프 속으로 모래, 염산 기반의 화학물질을 섞은 물을 넣어 압력으로 셰일층을 깨트린다. 1개의 웰엔 약 15만배럴의 물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다시 물과 함께 파이프를 통해 끌어올리고 이를 가스관을 통해 수요처에 공급한다. 생산에서부터 운송까지의 전 과정엔 약 600만달러가 투입되고 시간은 채 20일을 넘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은 파쇄가 끝난 후 가스를 포집하는 과정이어서 수압파쇄시에 느낄 수 있는 땅 속 진동을 느낄 순 없었다.

아나다코 광구는 다른 셰일가스 광구보다도 경제성이 뛰어난 편에 속한다. 정창석 미주본부장은 “수압파쇄에 쓰이는 용수는 셰일가스 생산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아나다코 광구 인근엔 풍부한 멕시코만이 있어 용수 비용이 절감돼 비교적 경제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측은 아나다코 광구에서 생산한 셰일가스를 미국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다만 국내 도입은 아직 미지수다. 미국 정부의 셰일가스 수출 제한 때문이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에너지 안보를 강조, 전략적으로 자국 에너지에 대한 보호의지가 강하다.

지식경제부 조석 2차관도 이날 현장에서 “미국 법규상 에너지 수출규제가 까다롭다”며 “다만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는 국가에 대해선 일부 수출이 허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를 통해 연간 350만톤의 사비앤패스 광구 셰일가스를 오는 2017년부터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지만 아나다코 광구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지경부 조석 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시추설비에 올라가 한국석유공사 박호철 이글포드법인 현장 매니저(오른쪽 세 번째)에게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셰일가스가 본격적으로 국내 도입되면 액화설비와 운송비를 포함하더라도 약 13달러 수준인 국내 LNG가격보다는 저렴하다.

석유공사 박일래 이글포드법인장은 “미국 가스시장이 1MMBTU당 2달러대로 최근 10년 이래 최저 수준”이라며 “액화설비와 운송비 등을 포함해도 국내 도입 가격은 약 10~11달러 수준이어서 경제성은 충분히 있다”고 자신했다.

석유공사는 현재 아나다코 광구에 6명의 직원을 파견 중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기술력을 배우고 활용하기 위해서다.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미래 에너지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셰일가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경부와 함께 적극 나서고 있다.

지경부 정용헌 에너지자문관은 “이제 석유의 시대가 가고 가스의 시대가 왔다”면서 “셰일가스는 향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하면서 점차 에너지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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