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하고 있는 노선 철옹성을 타파하겠다.”
지난 14일 제주항공 인천~괌 노선 취항 발표 이면에 내포된 의미다. 제주항공은 인천~괌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단독 노선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모회사와 손잡고 노선을 독점하는 것은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설립 취지에 반하는 행위로 신규 항공사들의 진입 제한과 함께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오히려 좁혀놨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확보한 단독 노선은 인천~몽골을 비롯해 인천~이루크츠크, 인천~규슈, 인천~오카야마, 인천~고마쓰, 인천~카트만두, 인천~무단장, 인천~울란바타르 등 수십개 노선에 달한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경우 로비를 통한 독점이라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인천~샌다이, 인천~오키나와, 인천~히로시마, 인천~하얼빈, 인천~상저우 등의 단독 노선들을 확보하고 있다.
얼마 전 제주항공이 취항을 선포한 인천~괌 노선 역시 대한항공과 자회사인 진에어가 독점 운항하고 있던 노선이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운항하는 인천~사이판 노선도 내년 중 취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천~괌 노선 뚫는 데에만 1년이 걸렸고 이 과정에서 심지어 미국 변호사까지 선임할 정도로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며 “진입장벽은 높지만 괌, 사이판 노선 외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이 독점하고 있는 다른 노선들도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국토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노선 증설에 힘을 실어줄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은 영세한 저비용항공사에게 노선들을 할당해 줘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합리적인 가격정책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