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업체, 수주 축소·광고비 절약·이면지 사용 등일부 대기업 “기본적인 절약만… 축소경영은 안해”
영업활동 비용 축소와 함께 수주과정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특별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이면지 사용, 소등을 통한 에너지 절약 등 원가절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는 또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기업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던 기존 방식과 신문지면, TV를 통한 광고 비율을 대폭 줄이고 랩핑카와 현수막을 이용한 광고를 늘리고 있다.
수년전만 해도 연예인을 모델로 쓰면 분양률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운 요즘 업계는 모델의 몸값을 감당하는 것조차 만만찮아 광고형태를 바꾸고 있다.
각종 매체를 이용한 광고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업계는 랩핑카를 도입했다. 이 차량은 차 겉면에 아파트 분양 정보와 모델하우스 내부를 알아볼 수 있는 사진 등을 부착해 홍보하는 차이다.
반면 일부 대기업들은 기본적인 비용절감책을 실시하되 긴축 경영보다는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을 하고 있어 사뭇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원가절감과 영업활동 비용을 줄이고 있다. 또 사업 분야에서 최대한 비용을 절약한다는 절약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던 예전에도 이같이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GS건설도 올초부터 ‘거품이나 쓸데없는 것을 아끼자’라는 취지 아래 공격적인 경영을 자제하고 있다. 특히 광고횟수를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전사 운영회의를 온라인 공지로 대체하고 회의는 이슈(Issue) 중심으로 개선했다.
특히 원가절감을 위해 △전사·본부 회의 간소화 △국내외 출장 최소화 △원(ONE) 페이지 보고서 확대추진 △이면지 사용 활성화 등을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회의에 투입되는 업무낭비를 줄이기 위해 매월 1회 개최해 온 전사 운영회의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주요 경영현황과 CEO 메시지를 공지하는 것으로 방식을 바꿨다. 포스코건설은 원가절감과 체질개선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한양건설은 수주분야 예산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공공수주시 사전 예측을 통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무작정 수주에 뛰어드는 등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있는 것.
한양건설 관계자는 “사전 예측 작업은 사업부 공공영업팀에서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사내적 리스크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은 정부 정책에 따라 에너지 절감 등 원가절감에 힘쓰고 있다. 이 업체는 점심시간 소등을 비롯한 절전과 이면지 사용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예전부터 이 같은 비용절감 방법을 실천해 왔으며 유독 폭염이 잦아 전력난이 심각했던 올해는 더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 중견기업은 공격적인 경영을 자제, (유급)휴가 일수 줄이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기업들과는 달리 업계 상위 일부 기업들은 기본적은 비용절감책을 유지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건설은 영업활동 등에 있어 기본적인 범위 내에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올해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요즘 상황과 관련해선 딱히 비용절감책을 마련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현재 비용절감과 관련해 특별히 실시하고 있는 것은 없다. 본사는 분양도 대체로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축소 경영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기가 좋기 않아도) 전 임직원들이 열심히 해보자는 결의를 다지고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몇몇 대기업들이 불경기에도 흔들림 없는 경영이 가능한 것은 해외 사업부문, 특히 플랜트에서 타 업체보다 우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플랜트는 전력, 석유, 가스 등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공급하거나 공장을 지어주는 산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 대기업은 해외 플랜트 분야에서 영업이익이 좋다. 수익성으로나 재무구조상으로도 괜찮다. 반면 해외 공사 수주를 하지 않는 기업들은 주택만으론 업계에서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비용절감면에서 사소한 것 하나라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