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에도 개미들은 주식 턴다

입력 2012-08-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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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의 완화와 미국, 유럽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들은 오히려 증시에서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유가증권시장에서의 거래대금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올 5월말, 50% 아래로 떨어진 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8일까지 46.7%로 내려앉았다.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40%대에 들어선 것은 리먼사태의 충격으로 증시가 마비상태에 빠졌던 지난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개인들의 투자심리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투자자 위탁자 미수금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1632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6일에는 983억까지 감소했다. 위탁자 미수금이란 투자자가 자신의 예탁금 이상으로 주식을 거래할 때 증권사가 대신 결제해 준 돈으로 금액이 클수록 개인들이 공격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개인투자자의 외국인 꽁무니 따라다니기가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증시를 선도하는 세력은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이라며 “현재의 상승세도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고 개인투자자는 상승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이어 “개인들이 확정금리 상품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아직 강한데다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는 종목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여서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부담스럽다”며 “외국인에 이어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이후에나 개인의 본격적인 매수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들은 지난달 25일부터 8일까지의 11거래일 동안 3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대형주를 순매도했다. 7월31일에는 1조696억원어치나 내다팔았다.

개인투자자들이 좀 더 증시를 길게 봐야한다는 충고도 나오고 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개인들이 매매를 짧게 하는 경향이 있어 증시가 오르자 차익실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지수가 15% 정도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는 긴 호흡으로 주식을 사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팀장은 “그동안 장이 나빠 고생하던 개인들이 주식의 비중을 늘려야 할 시기에 너무 싸게 주식을 팔고 나가고 있다”며 “결국, 주가가 오른 뒤 개인들이 외국인의 매물을 비싸게 사서 떠안는 악습이 재연될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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