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와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더해지면서 서민들 가계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현재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데다 물가상승까지 겹치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빚 연체 대란이 터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저소득자의 빚이 줄기는커녕 순자산마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경기침체에 물가상승으로 실소득까지 줄어들 경우 저소득층 부채가 급격히 늘어 결국 금융권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며 국내 곡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물가상승 압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 요인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소맥과 옥수수, 대두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곡물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원자재지수(GSCI)도 지난달 20일 533으로 사상 최고치(565)에 접한 것.
이로써 국내 물가상승 때문인 가계의 실질 실소득이 우려되며 저소득층 (1분위)의 가계부채가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 적자가구 비중현황을 살펴보면 1분위 적자가구 비중은 점차 늘어 60%를 웃돌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분위별 1분위의 경우 자산이 없는데다 실소득대비 부채비율이 300% 이상으로 오래전부터 심각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가계부문 부채상환여력의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기 부진으로 자산가격 하락 등 충격이 오면 저소득층 부채가구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료에 따르면 소득 1분위의 부채 취약가구 비율은 18.03%다. 5분위(상위 20%) 1.47%보다 12배나 높고 소득계층의 평균 4.95%에 비해서도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