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 2014년 말까지·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현 정책 유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예상대로 제3차 양적완화(QE3) 등 ‘특단의 대책’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연준은 최근 경기상황을 비관적으로 진단하고 고용시장 개선과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 FOMC에서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올 상반기에 경제활동이 다소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 6월 FOMC 성명에서 “올해 들어 경제가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관적으로 경기를 분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최근 수개월간 고용성장이 둔화하면서 실업률이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면서 “가계지출 증가세도 연초보다 속도가 다소 늦어졌고 주택부문은 최근 추가 개선 조짐에도 불구하고 침체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정자산에 대한 기업투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혀 지난달과 같은 평가를 내렸다.
물가에 대해서는 “원유와 휘발유 가격 하락에 힘입어 연초 이후 낮아졌다”면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안정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향후 수 분기에 걸쳐 경제 성장이 점진적인 수준을 유지한 뒤 아주 느린 속도로 되살아날 것”이라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 경기전망에 중대한 하방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경제진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올해 2014년 말까지 현행 0~0.25% 수준으로 계속 동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말까지 단기채권을 팔아 장기채권을 낮추는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는 계속 시행하고 모기지담보증권(MBS)에 대한 재투자 정책도 유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과 같이 3차 양적완화나 금리 인하 등 추가 경기부양책은 나오지 않았다.
연준은 다만 “경제와 금융시장 관련 정보를 면밀하게 점검해 물가안정의 범위 내에서 강력한 경제회복과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필요한 추가 부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2~13일로 예정된 차기 FOMC에서 부양책 발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컨설팅업체 DMJ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다음에 추가 완화조치에 나설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벤 버냉키 의장을 포함한 12명의 이사 가운데 제프리 래커 이사는 오는 2014년말까지 유지키로 한 초저금리 기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히며 FOMC 성명에 유일하게 반대했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춘 뒤 3년 넘게 이를 동결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이런 초저금리 기조를 최소한 오는 2014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