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메이저 채패한 최나연, 금희환향
최나연(25ㆍSK텔레콤)이 US여자오픈 트로피를 품고 금의환향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4년만에 ‘메이저 퀸’으로 등극한 최나연이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곧바로 영종도 스카이 72 골프장에서 진행된 기장화견장에서 최나연은 피곤하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기쁜 표정은 숨겨지지 않았다.
최나연은 "대회 기간 내내 한국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한국에서 뛰는 기분이었다"며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내게 우승은 다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메이저 대회를 재패하고 나니 영광과 기쁨 그리고 감동이 두배가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3라운드 경기후 고무돼 있는 그에게 한국에 있는 로빈 사임스의 한마디가 그에게는 큰 힘이 됐다. 그의 코치는 “니가 못 쳤을 때도 다 잊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아야 하듯이 아무리 잘 쳤어도 다 잊고 마지막 날을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나연은 3라운드 밤 이상하리만큼 긴장도 되지 않았고 떨리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그 마음가짐이 이어져 우승까지 하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마지막날 위기가 찾아왔던 10번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리플 보기를 범한 뒤 다음홀로 이동하면서 ‘이러다 망치는거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이내 이겨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실수를 하고 자신에게 화가 났다. 물병을 마시다가 나무속으로 던져 버렸는데, 마음속 분노도 함꼐 던저버리자고 생각했고, 잘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최나연은 새롭게 교체한 캐디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나연은 "셰인은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는 남자 선수와 오랫동안 캐디 생활을 했는데 그린의 라인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그의 실력을 보기 전에는 믿지 않았는데 함께 라운드를 돌고 나니 신뢰가 쌓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퍼트의 95%는 캐디의 말만 믿고 쳤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국내에서 이슈를 만들었던 김효주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효주와 지난해 대만에서 함께 연습라운딩을 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잘 쳐서 놀랬었다. 이후에 효주와 친해져서 그 친구 스윙도 봐주고 조언도 해줬다”며 “어제 우승 하고 나서 효주한테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분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인 최나연은 오는 20일 시작되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사만사 타바사 대회에 출전한 뒤 이달 2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마스터스에 나간다.
2016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고 있는 최나연은 에비앙 마스터스가 끝난 뒤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올림픽을 관전할 예정이다. 여자배구대표팀의 김연경과 친구 사이인 최나연은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경기와 핸드볼 경기와 박태환(수영)이 출전하는 경기도 볼 예정이다.
앞으로 그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목표도 분명히 했다. 그는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다시 받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매경기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상금 랭킹이나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자연히 올라갈 것"이라며 오시즌 목표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리 언니처럼 많은 골퍼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로 남는다면 굉장히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