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암울해진 유로존…구제금융 도미노 공포

입력 2012-06-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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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구제금융 임박…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어 다섯번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에 구제금융 ‘도미노’ 공포가 퍼지고 있다.

스페인에 이어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신청이 임박하면서 유로존을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 유로존내 다섯 번째 구제국이 된다.

키프로스는 지난해 1월 유로존에 가입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구제금융을 위해 유럽 당국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선택의 여지는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스테파노스 스테파누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가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의존하기로 했다거나 이런 취지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다양한 보도와 관련 그러한 결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달 중에 이뤄질 키프로스 2대 은행의 자본확충을 앞두고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방안이 하나의 옵션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키프로스 경제 규모는 스페인의 60분의1 정도다.

문제는 시장 불안이 심화한 상황에서 키프로스마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시장이 패닉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키프로스의 은행권 불안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키프로스 은행 2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키프로스의 무담보 채권과 예금등급을 기존 ‘B1’에서 ‘B2’로, 헬레니크은행의 예금등급을 ‘Ba3’에서 ‘B1’으로 각각 한 단계씩 강등했다.

키프로스포퓰라은행은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랐다.

무디스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키프로스가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강등 원인을 설명했다.

앞서 구제금융을 결정한 스페인은 약발이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1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금이 불충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기 때문.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스페인 은행 18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앞서 지난 7일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세 단계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 성격이다.

피치는 이날 “스페인은 올해에 이어 2013년까지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앞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상반되는 것이다.

스페인에 대한 우려는 채권시장에도 여실히 반영됐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6.834%를 기록해 이른바 ‘마의 7%’에 근접했다. 유로존 설립 이래 최고치다.

CNN머니는 이날 스페인의 은행권 자본확충에 대한 구제금융 방식이 장기적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클 사이몬즈 다이와캐피털마켓의 은행 애널리스트는 “스페인의 재정과 은행권이 직면한 문제는 서로 연관됐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은행권 구제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그리스 아일랜드처럼 국가적 차원의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차기 뇌관으로 떠오른 이탈리아 역시 휘청거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금리는 이날 6.301%까지 올랐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역시 유럽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를 위협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경제가 국가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분을 떠안하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으며 또다른 구제금융 신청 국가가 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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