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주들, '디아블로3' 개발사·공급사 상대 집단소송 검토중 '사상 초유 사태'
약 5000여개 PC방 업주들의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은 디아블로3와 관련한 피해사례를 모아 집단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특정 게임으로 인한 피해에 PC방 업주들이 집단으로 소송을 준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협회 측은 디아블로3로 인해 비단 PC방 업주들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의 피해도 크다고 판단하고 별도의 카페(cafe.naver.com/dia3p)를 개설해 모든 종류의 피해를 수집할 계획이다. 협회에는 이날 오전부터 문의전화가 쇄도해 정상적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디아블로3는 아시아 서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롤백’현상으로 일요일이던 지난 10일 긴급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긴급점검은 11일 오후까지 20시간이 넘도록 연장됐다. 현재로서 언제부터 다시 서비스를 개시할 지 모르는 채 ‘무기한 연장’ 상태다.
주말을 이용해 게임을 하려던 많은 이용자들은 수십 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서버가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등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특히 PC방에서 디아블로를 접속하려는 이용자의 경우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매 시간당 요금을 고스란히 낼 수밖에 없다.
억울하기는 PC방 주인들도 마찬가지다. 접속장애가 계속되는 동안 손님이 접속을 시도하는 것 만으로도 요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아블로3의 경우 PC방에서 손님의 이용시간에 따른 과금방식을 택하고 있다.
PC방 업주들로서는 목소리를 내기가 힘든 상황이다. 디아블로3는 PC방 점유율이 25%에 달하는 등 인기가 높아 불리한 조건이라도 계약을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블리자드코리아는 전국의 PC방 업주들로부터 매 달 평균 130억 이상의 디아블로3 이용료를 거두고 있다.
안성용 인문협 홍보팀장은 “지금의 디아블로3는 정상적인 서비스가 아니다. 블리자드가 매 달 가져가고 있는 이용료를 감안할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갈수록 문제가 나아지기는 커녕 심각해지기만 하고 있어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소송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이어 “매번 본사에 물어볼 테니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블리자드코리아가 어떤 사과나 해명도 한 적이 없다”며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거꾸로 더 무대응하게 나오는 것은 1만3000 PC방 업계 뿐 아니라 국내 게임시장 자체를 너무 무시하고 있는 처사”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블리자드 코리아를 방문해 블리자드 측이 불공정 행위를 한 사실이 있는지 현장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조사 내용은 서버 증설 등의 책임을 소홀히 했는지, 환불이 가능한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