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계 여성파워 UP, 여성 트리오 거센 ‘여풍(女風)’

입력 2012-04-27 10:1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이신영 조교사는 ‘대모’격... 여성조교사 최초 특별경주 우승, 3월 최다승 조교사 등극

김혜선 . 이아나 기수 데뷔 이후 최고성적 서울경마공원 ‘우먼파워’ 발산.

한국경마에서도 더 이상 남존여비의 전통을 들먹거리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한국경마 규모에서 절대 열세인 여성들이 각 분야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 남성들을 제치고 우승 사냥에 선봉에 서는 등 ‘우먼파워’를 한껏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마공원의 거센 ‘여풍(女風)’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이신영 조교사(32세), 김혜선 기수(23세), 이아나(23세) 기수다.

이신영 조교사의 ‘홀리몰리(4세 수말)’는 지난 21일 서울경마공원에서 10경주 1800m로 펼쳐진 SLTC(말레이시아)트로피에서 출발부터 선두에 나선 후 결승선까지 1위로 통과하며 1:53.9 초의 기록으로 1800m 국산마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신영 조교사의 ‘홀리몰리’는 출전한 14마리의 경주마중 5위에 그치는 비인기마로 우승에 성공하면서 쌍승식 54.5배의 대박과 함께 한국 경마 사상 최초로 여성 조교사의 특별경주 우승기록을 달성하는 역사적 장면을 연출했다.

‘홀리몰리’가 신기록을 경신하기까지 1800m 최고기록은 2009년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상승일로’가 세운 1분 54.4초가 최고 기록이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던 백전노장 신우철(59세) 조교사의 ‘캐피털송’, 하재흥(57세) 조교사의 ‘카카메가’는 별다른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홀리몰리’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신영 조교사는 “이 세상에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특별경주 우승을 거둔 것도 만족하지만, 더 잘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이며 “사람들이 많이 축하해줘서 기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혜선, 이아나, 이신영 조교사
지난해 7월에 조교사로 데뷔한 이신영 조교사는 지난해 8승으로 가능성을 보인데 이어 올해 총 9승으로 수십년의 경력을 지닌 남성 조교사를 제치고 당당히 다승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한달 동안 15전 5승 2위 1회 복승률 40%으로 월간 최다승 조교사에 오르는 등 조교사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이신영 조교사의 마방은 신예 마필들의 도입이 늘고 기존 능력마들이 안착하면서 올 하반기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된다”고 평하고 있다.

이처럼, 데뷔 10개월 차의 이신영 조교사가 빠르게 자리 잡아 가고있는데는 이 조교사의 탁월한 ‘리더쉽’이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평가다. 즉 이신영 조교사는 ‘관리와 자율’로 마방을 하나로 일사불란하게 묶어내 최대의 힘을 끌어내는 능력, 즉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것이다. 평소 자신보다 나이 많은 기수나 조교보를 존중해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는다. 경기 전 잔소리보다는 적절한 비유와 솔선수범으로 마방을 이끌고 있는 것.

또 이신영 조교사는 기수시절 큰 경주에 출전하며 쌓은 경험이 성공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신영 조교사는 기수 시절 국내 여성기수로서는 처음으로 경마대회 3위(2004년 대통령배 ‘고려방’)를 기록한바 있고, 같은 해엔 여성 기수 처음으로 그랑프리에 출전해 5위의 성적을 기록한바 있다. 또한 30대 초반의 조교사로 입문한 만큼 그의 능력 여부에 따라 국내 조교사 부문에서 기록 중인 모든 기록에도 도전할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한 점도 그를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신영 조교사를 뒤를 잇고 있는 김혜선 기수(9조)와 이아나 기수(30조) 역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서울경마공원에 ‘우먼파워’를 발산하고 있다.

김혜선 기수는 지난 15일 7차례 경주에 나서 1위 2회, 2위 1회를 기록해 복승률 40%의 성과를 거뒀다. 더구나 김혜선 기수는 이날 10경주에서 ‘첩경’을 타고 2위마와 코차로 제치며 1위를 기록했다. 경기전 이 말은 인기순위에서 하위권을 맴돌았으나 김혜선기수의 말몰이에 의한 깜짝 우승으로 쌍승식 67.8 배의 고배당을 터뜨렸다.

김혜선은 키 150㎝에 불과하지만 ‘슈퍼땅콩’이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다부진 기승술과 타고난 승부기질은 서울경마공원내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데뷔 3년차였던 지난해 통산 40승을 기록하며 정식 기수 등극한 김혜선 기수는 올해 역시 149전 9승 2위 11회 복승률 13.4%를 기록하며 2009년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달리고 있다.

이아나 기수도 만만치 않았다. 이아나 기수는 지난 15일 1경주에 ‘아이러브유’(22조)에 기승해 선행 일순으로 9마신차 여유승을 기록하더니, 6경주에는 ‘천승’(22조)을 타고 막판 우승을 차지하며 데뷔 후 8개월 만에 10승을 달성했다. 데뷔 6개 월차의 이아나 기수는 성장세가 돋보여 앞으로 주목해야 할 유망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경마 전문가는 “예전보다 최근 경마에서 여성의 활약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힘으로만 경주 풀어가던 경마가 전문분야가 세분화 되고 테크닉이 중요시 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여성 기수들이 섬세한 면이 경마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상승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마 여성 마필관계자 비율

여성 조교사 : 107명 중 여성조교사 1명

여성기수 비율 : 총 141명 중 여성기수 10명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