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백발 할매

입력 2012-04-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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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곤 웅진코웨이 코닥

시골마을 신규계정 약속하고 방문하니

고객님은 간 곳 없고 강아지만 멀뚱멀뚱

할 수 없이 그 다음날 저녁에 찾아가니

어제 일은 미안하다 깜빡했다 그러시네

굽은 허리 백발머리 혼자 사는 할매 고객

점검 내내 옆에 앉아 자식 자랑 손주 자랑

서울 사는 큰 아들은 사업 잘 돼 자랑거리

울산 사는 둘째 손주 공부 잘 해 자랑거리

점검 다 돼 다음에 오마 인사하고 나오는데

기다리라 날 붙들고 부엌에서 주섬주섬

까만 봉지에 감을 담고 하얀 봉지에 무를 담으며

직접 손수 농사지어 맛있다고 자랑하고

집에 가서 마누라랑 애들 주라 싸주시네

싸주시는 봉지속에 정(情)도 듬뿍 담겨있네

돌아오는 차안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네

오늘따라 하늘가신 어머니가 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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