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경기보다 치열한 주니어대회 "엄마, 00이 스코어가 뭐야?"

입력 2012-04-06 13:25수정 2012-04-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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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제주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 대회 본선 첫 날 '접전'

▲5일 제주도 오라CC(파72)에서 개막한 제14회 제주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퍼팅연습장에서 퍼팅을 하고 있는 모습
5일 제주도 오라CC(파72)에서 치러지고 있는 제14회 제주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 본선 첫날. 출전한 선수 1027명 중 예선을 통과한 182명의 남녀 초ㆍ중ㆍ고교 선수들의 경기가 이어졌다. 프로대회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오전 8시30분. 여고부 경기가 한창 이어지고 있었다. 여느 소녀들과 다름없이 풋풋한 모습의 여고생이지만, 티잉 그라운드에 선 학생들의 눈빛만큼은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주니어 선수 부모들이 1번홀(파4) 티잉그라운드에서 서서 다른 선수의 티샷을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한 여고부 선수가 티샷을 시원하게 페어웨이 위에 올려놓자 여기저기서 '굿 샷', '나이스 샷' 등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견제는 계속됐다. 한 부모는 “oo이가 요즘 실력이 많이 는 것 같아, 몰래 레슨 받는거 아냐?”라며 은근하게 질문을 던진다.

여고부 최고의 관심은 국가대표 선수가 소속된 마지막 4조의 플레이였다. 서연정(대원여고 2). 백규정(현일고2), 김민선(이포고 1), 김효주(대원외고 2) 등 4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들어있는 여고부 9~12조에 쏟아진 학부형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마지막조에서 플레이 한 김효주 선수의 티샷이 이어지자 한 학부모가 “역시 국대(국가대표)는 달라도 다르다”며 감탄을 자아냈다. 또래 자녀를 둔 학부형 뿐 아니라 초등부, 중등부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그들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주니어골프 경기의 특성상 프로경기와는 달리 선수 부모들은 라운드에 동행 할 수 없다. 선수 플레이 하나하나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갖다보니 자칫 선수나 동반 플레이를 하는 선수의 경기까지도 방해해를 우려해서다. 때문에 선수 부모들은 1번홀과 티샷과, 마지막 홀의 퍼팅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약 4시간여 동안 부모들은 결코 한가하지 않다. 부모들끼리 정보공유, 자녀의 컨디션 체크, 앞으로의 일정 관리 등 선수 매니지먼트를 직접 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2년생 선수를 둔 한 아버지는 “현재 아이 엄마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아이의 레슨, 훈련, 대회 동행 등의 모든 것을 도맡아서 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골프를 시켰는데, 아이에게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삶은 없어지더라”고 털어놨다.

3~4시간이 지났을 무렵 선수들이 하나 둘 씩 마지막 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지막홀 그린 주변에는 학부모들의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oo은 몇타 쳤대?, oo이는 오늘 버디 5개 했다는데 들었어?” 등의 대화가 이어진다.

여고부 한 선수가 18번홀 파퍼팅을 끝내자마자 엄마에게 다가가서는 “oo이 오늘 스코어가 뭐야?” 하고 묻는다. 엄마가 귓속말로 친구의 스코어를 말해주자 학생은 스코어보드로 달려나가 친구들의 스코어를 확인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

한편 이날 여자 초등부에서는 박현경, 송가은, 전영인 등 3명의 선수가 공동 선두(2오버파 74타)이며 남자 초등부에서는 정태양(도곡초 6)이 1오버파 73타로 선수에 올랐다.

여자 중등부에서는 안양여중 1년생 성은정이 4언더파 68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올라있고 남중부는 송기범(신성중 3)이 3언더파 69타로 선두에 랭크됐다.

천안고 2년생 함정우와 경기고 3년생 이용진이 이날 나란히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 남고부 공동선두해 올랐다. 여고부에서는 ‘골프 명문 사관’이라 불리는 대원외고 선수 김효주와 김정수(이상 대원고 2) 나란히 4언더파 68타로 공동선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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