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행장 굴욕 … 합의서 써주고 노사갈등 봉합

입력 2012-04-05 09:42수정 2012-04-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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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이 인사권 등에 대한 합의서를 써주고 노사 갈등을 봉합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행장실을 점거했던 노조는 갈등의 불씨가 됐던 인사권과 관련 ‘노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합의서를 받고 지난 3일 저녁 철야 농성을 풀었다.

합의서는 총 4개 문항으로 이뤄졌는데 임원 1-2급 통합은 노사간의 합의사항이라는 것과 2013년 승진인사와 관련 노조의 의견에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는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성과주의를 지향한다는 것과 행장실 점거와 철야 농성에 대해 민시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향후 인사방향에 대해 노조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농성을 풀었다”며 “인사담당 부행장이 행장을 대신해 합의서에 싸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행장실 검거라는 초강수를 둔 게 사측의 양보를 받아낸 결정적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합의서에 싸인하고 노사가 갈등을 봉합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은행권에선 초유의 일이고, 행장이나 사측 입장에서는 치욕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대 채희율 교수(경제학)는 “행장이 노조에 굴복을 해 의사결정을 바꾼 경우”라며 “합의서가 립서비스용 인지 진정성이 있는지는 향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서에 의한 노사갈등이 마무리된 것을 놓고 은행측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에게 합의서를 작성해 준 것은 행장의 자존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은행측은 노조가 자진해서 행장실 농성을 풀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노조측은 “말도 안되는 말을 한다. 참 위험한 발언”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편 씨티은행 노사갈등은 2012년 인사에서 사측이 정기승진 규모를 최소화시킨데 이어 1급 승진을 한명도 실시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으며 노조는“1급과 2급을 통합해 연봉을 하향평준화 시키기 위한 수순”이라며 진달 26일 행장실을 점거하고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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