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美 LA한미은행 인수 포기 ‘가닥’

우리금융지주가 수년째 추진해 온 미국 LA한미은행 인수를 결국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인수추진의 핵심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등급이 올해 상반기 중에 상향조정되기 어렵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재추진할 계획이던 미국 LA한미은행 인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0년 5월 LA한미은행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우리금융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등급이 미국 금융당국의 인수·합병 기준에 못미쳐 인수가 좌절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하반기 이뤄진 LA한미은행 증자에 우리투자증권을 일부 참여토록 하는 등 이 은행에 대한 인수 의지를 버리지 않아왔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LA 한미은행 인수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 등급이 올라가면 다시 고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진행된 미국 금융당국의 경영평가 결과,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 등급이 인수합병(M&A)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략이 변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LA한미은행 인수 재추진을 위해서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평가 등급을 새로 받아야 한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우리아메리카에 대해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됐지만 사실상 이번에 등급이 상향조정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인 LA한미은행 인수에 관심을 쏟은 것은 대표적인 미국 교포 은행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동부 지역에 강점이, LA한미은행은 서부 지역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LA한미은행은 지난해 28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돼 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당분간 유럽과 동남아시아 현지은행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우리금융은 동남아시아 은행 1곳에 대한 인수를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역과 진행 상황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다만 동남아 지역의 은행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 지역 현지 은행 인수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선 LA한미은행 인수에 하나금융그룹이 적극 나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미국 교포은행인 새한뱅콥의 지분을 인수해 계열사인 외환은행에 경영을 맡겼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미국 소재 은행 인수를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 교포은행을 포함한 현지은행 추가 인수에 관심을 갖고 시장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다 주춤하는 우리금융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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