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카드 표절공방 점입가경

입력 2012-03-27 09:59수정 2012-03-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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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중 내용증명 삼성카드에 도착

삼성카드 내용증명 검토 뒤 대응책 논의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카드상품 표절 갈등이 점입가경을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 26일 “표절 행위 중단, 재발 방지 약속”의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낸 데 이어 삼성카드도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결국 법정 공방까지 갈 가능성은 커졌다.

현대카드가 보낸 내용증명은 27일 오전 중 삼성카드 측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내용증명에 삼성의 라움카드·삼성카드4 등이 현대의 블랙카드·제로카드를 표절했다는 증명 서류들을 첨부했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4가 ‘무조건 0.7% 할인’ 혜택을 주는 제로카드를 모방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내용 증명의 본 뒤에 대응 방안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일부 서비스가 비슷하다고 표절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갈등에 대해 업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상품에 대한 표절 공방은 법정으로 가도 장기간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이다”며 “양측이 진위 자체보다는 CEO 간의 기싸움이나 다른 마케팅을 노리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가 지난 2009년 출시한 최상위고객(VVIP) 전용카드인 라움카드 역시 현대카드의 블랙카드를 표절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카드의 블랙카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맥스)와 업무제휴가 실패하자 자체적으로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카드사들 중에는 아맥스와 업무제휴를 맺어 VVIP 전용 카드를 출시할 예정인 곳도 있다. 누가 독창적이고, 누가 먼저였느냐는 진위는 가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번 현대카드의 내용증명 발송으로 수세적 자세를 보였던 삼성카드가 공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오너 3세 경영자로 처음부터 공세를 취할 운신의 폭이 넓었다. 그러나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 2007년 GE 임원에서 삼성전자로 영입됐다. 이후 경영진으로 주목받은 삼성의 젊은 피에 속한다. 최 사장이 공세로 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아직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룹 차원의 법률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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