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결정하면서 국내증시에 다시 한 번 유동성 장세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다수지만 이미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은데다 고유가 부담으로 인해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ECB는 2차 LTRO를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5295억유로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1차 LTRO의 4890억유로를 넘는 액수다. 2차 LTRO를 신청한 은행수도 총 800개로 이전의 523개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의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1차 LTRO 실시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10조원이 넘게 유입됐고, 그 중 절반은 유럽계 자금이었을 정도로 국내증시가 유동성 유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2차 LTRO로 3월에도 국내증시가 유동성의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동락 현대증권 연구원은 “적절한 수준에서 결정된 2차 LTRO가 시행됨에 따라 은행권의 자금경색 우려가 더욱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은 여전히 강세장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추세적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숙제가 남아 있지만 상승흐름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2차 LTRO가 유럽계 투자자의 주식 매수세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며 “3월에 유동성의 힘이 더 커지면서 국내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차 LTRO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 LTRO 때와는 달리 자산가격이 상승해 캐리트레이드의 메리트가 떨어졌다. 고유가와 1차 때보다 15% 이상 오른 코스피지수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유동성 자금이 적극적 캐리트레이드에 나서지 않고 관망하는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