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130달러 넘어도 유류세 인하 검토 없을것”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유류세 인하론이 재점화 되고 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두바이유 가격(배럴당 130달러)이 눈앞에 다가오면서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2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73달러 상승한 119.42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최고가인 119.23달러(4월 28일)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이란이 영국, 프랑스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국제 원유가격은 배럴당 12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일 호르무즈해협에서 군사 충돌이 벌어질 경우 1차 걸프전(1990년) 이후 22년만에 심각한 공급 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1970년대의 오일쇼크 당시처럼 세계 경제가 큰 침체에 빠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엔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어떤 뾰족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가 방어를 사실상 포기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세 업무를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는 물론 석유 산업을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모두 똑같은 입장이다. 유류세를 조금 내린다고 해도 국제유가에 따라 움직이는 기름 값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효과가 없고, 세수(稅收)만 줄어든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정부의 액션플랜에 따르면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130달러가 넘으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게 돼 있다.
지난해 4월 최중경 전 지경부 장관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가 넘으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관섭 지경부 에너지자원 실장은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결국 내려갈 것”이라며 “유류세 인하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두바이유가 130달러선이 넘어서도 유류세 인하 검토는 없을 것이다. 유류세를 검토하겠다는 공식화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정부가 손놓고 있는 사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서민과 중소기업들의 생활 고통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며 유류세 인하를 더욱 강도 높게 주장하고 나섰다.
박주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20일 “국제유가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서민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유류세율을 10% 인하해야 한다고 정부 측에 촉구했다.
소비자시민모임도 최근 지난 2011년 유류세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2010년보다 유류세를 9779억원을 더 걷었다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
- 유류세 : 휘발유 등 유류제품에 붙는 교육·환경세 등 각종 세금에 대한 세율로 최저 30%에서 최고 30%까지 탄력적으로 세율 조정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