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교환 시작시 ‘제한적 디폴트’로 추가 강등할 것”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22일(현지시간)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을 ‘CCC’에서 ‘C’등급으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C’등급은 ‘제한적 디폴트’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20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재무장관회의 결과 발표 내용과 그리스 정부의 국채 교환 조건에 관한 발표 내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강등에는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의 국채 교환 협상 결과도 반영됐다.
피치는 “민간채권단의 ‘자발적’ 국채 교환은 우리 기준으로는 ‘강요에 의한 국채 교환’으로 보인다”며 “국채 교환 제안이 이뤄지면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추가 강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환되는 국채 중 집단행동조항(CACs)으로 강제적으로 교환되는 국채에 대해선 디폴트 등급인 ‘D’등급을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채 교환이 완료되면 곧바로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이 ‘제한적 디폴트’ 등급에서 벗어나 새로운 등급을 부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그동안 그리스에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수차례 예고해왔다.
피치는 이르면 23일 예상되는 국채 교환 절차 개시를 앞두고 일단 ‘C’ 등급으로 강등한 것이며 국채 교환이 정식 요청되면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다시 떨어뜨릴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만약 그리스와 민간 채권단의 국채 교환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이번 국채 교환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채권단에 액면가 기준 53.5% 손실률이 적용된다.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의 66%가 서명하면 집단행동조항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3분의 2가 동의하면 ‘자발적’ 채무조정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국채 교환이 진행되는 중에 국가신용등급이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될지 모른다”며 “‘제한적 디폴트’ 등급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이 그렇다고 여길 때에만 중요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