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파도 치는 ‘안철수株’…어장관리 이젠 그만

입력 2012-02-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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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남자를 다루는 방법 가운데 ‘어장관리’라는 게 있다. 실제로 사귈 생각도 없으면서 마치 마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해 남자가 다른 여성을 만나지 못하게 하고 속을 태우는 행동이다. 이는 남자에 마음이 있지만 관계의 완급을 조정하기 위한 ‘밀고 당기기’와는 구별되는 행동이다.

요즘 증시에서 최대주주의 일종의 어장관리 수법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기업이 있다. 바로 안철수연구소이다. 안철수연구소의 최대주주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참여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다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투자자의 기대감이 겹쳐지며 지난달 초 주가는 16만원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물론 보유지분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안 원장이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정치참여에 대한 확답을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실제로 최근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안 원장의 애매한 의사표현에 대한 피로감과 재단 출연을 위한 매물 부담에 10만원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안 원장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적 의사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해석 역시 모두 안 원장의 애매모호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안 원장은 하루빨리 정치참여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밝히고 투자자에 대한 어장관리를 끝내시기를 바란다. 안철수연구소가 지난해 12월 공시한 것처럼 기업의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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