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2교대제 뒤집는 현대차 노조 "전면 재검토" 억지

입력 2012-02-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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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내용도 깨고 "새 요구 제안"…사측은 "원칙 저버린 협상 유감"

현대자동차 노조의 주간 2교대 근무제(이하 주간 2교대제) 협상 전술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무리한 공장 증설과 인원 충원 요구도 모자라 이미 합의된 주간 2교 대제의 전면 재검토 주장까지 펴고 있다.

주간 2교대제 협상은 노사 간의 이견이 워낙 큰 사안이라 난항이 전망됐다. 그러나 노조의 돌발적인 재검토 입장 표명에 타결이 임박했던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현대차 노조는 당초 주간 2교대제 시행 협상에 따르겠다는 합의를 깨고 2월 초 “주간 2교대제 시행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지금의 주간 2교대제는 구조조정 종합 세트”라며 “현재의 조건을 모두 뜯어고쳐, 새로운 요구안으로 회사에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측은 “노조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현대차 측은 “노조가 추진하고자 하는 새 주간 2교대제 추진안은 회사와 근로자의 공생을 위한 주간 2교대제가 아닌 근로자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주간 2교대제”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사측이 제시한 근로개선계획은 고용노동부의 이행 명령에 입각해 장시간 연장 근로를 해소하자는 것”이라며 “회사는 연장근로 한도 준수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며 지속적 노사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2005년에 합의된 내용을 이제 와서 아예 뒤집는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행동”이라며 “노조의 원칙 없는 협상 태도를 보니 이제는 유감을 넘어 안타깝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는 연초 기자회견에서도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주간 2교대제 시행 여부를 빠르게 종결짓겠다고 발표했다”며 “수많은 노조원들이 원하는 주간 2교대제를 강성 집행부의 입맛대로 뒤집는다면 누구도 집행부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는 주간 2교대제 도입을 위해 근무형태변경 추진위원회, 노사전문위원회 등 각종 협의체를 통해 협의를 성실히 진행해 왔다”며 “노조가 계속 기본 원칙을 어겨가며 협상을 기피한다면, 사측도 성실히 대화에 나설 의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도 현대차 노조의 협상 태도가 너무 이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의 어깃장을 참고 넘어가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할 수록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는 실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원하는 대로 공장을 무리하게 증설하게 되면, 공급 과잉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후에 벌어질 사태에 대한 대안도 없이 무조건 시설과 인력을 늘려달라는 주장은 억지”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제조업 노조의 맏형 격인 현대차 노조가 어깃장을 부려가며 주간 2교대제를 뒤집을 경우, 제조업계 전체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사측과의 유기적인 대화로 사안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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