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포스트 차이나 동남아를 잡아라"

입력 2012-02-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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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석화, 印尼에 자회사 설립…금호석화, 필리핀 JGSPC와 합작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 지역을 중국에 이은 ‘신시장’으로 육성,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현지 자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현지 법인명은 ‘롯데 타이탄 인도네시아(PT Lotte Titan Indonesia)’이며, 외국인 투자회사(PMA) 형태로 만들어진다. 지난 2010년 인도네시아 유화업체 타이탄을 인수한 것이 기반이 됐다.

호남석화는 이 자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레핀계 사업기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차원에서 50억달러의 투자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석화 관계자는 “아직까지 납입자본금과 설립시기 등은 검토 중이고, 구체적인 최종 투자 내용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도 필리핀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3월 필리핀 유화기업 JGSPC((JG Summit Petrochemical Corporation)와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작사는 합성고무의 원료가 되는 부타디엔 생산 공장을 설립하게 된다. 합작사의 투자비율은 50대 50이며, 공장 착공 시기와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박찬구 회장은 당시 협약식에서 “이번 합작공장 건립은 금호석화의 글로벌 원료 공급 네트워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큰 기대를 보인 바 있다.

금호석화는 최근 현지 부타디엔 합작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직접 필리핀 출장길에 오르는 등 열의를 보였다.

OCI의 태양전지용 부품소재 계열사인 엘피온도 말레이시아 반팅 지역에 폴리실리콘 원료로 쓰이는 금속규소(MG-Si) 공장을 신설한다. 이를 위해 OCI는 지난해 5월 316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웅진케미칼은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개소하며 수처리 필터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싱가포르를 동남아 필터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주요 수출거점으로 설정하고, 내년까지 총 102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 같은 국내 유화업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최근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동남아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시장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도 유화업계의 눈길을 동남아로 돌리게 하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화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정체됨에 따라 최근 몇 년간 해외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생산을 확대했으나 의존도가 너무 높아 현지 정책이 급변화하면 낭패를 볼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동남아는 아직 자급률이 약 50% 수준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며 "여기에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자원도 풍부해 매력적인 투자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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