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오너리스크'…건강상태 위중 부담감
“현재 재판 문제와 위중한 건강상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모든 직위를 내놓은 것에 대해 그룹 안팎에서는 횡령과 배임 혐의에 대한 ‘오너리스크’와 건강 상의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티브로드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 측에 등기 임원을 포함한 그룹내 모든 법적 지위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현재 받고 있는 혐의가 자신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이뤄진 점 등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오너의 모럴헤저드가 그룹 전체의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3일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태광그룹과 대한화섬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면서 얻은 수익을 자신의 유상증자와 세금, 보험금 납부 등에 사용했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4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이다.
이런 가운데 그룹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위중하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암 수술을 받은 후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수술 후 호전이 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그룹 업무를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룹 한 관계자는 “초기 증세가 아닌 위중한 상태로 알고 있다”며 “간암 특성상 재발률이 매우 높고 장기 치료가 필요해 업무를 전혀 볼 수 없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지난해 이 회장이 수술 후 사실상 업무 공백이 생기면서 각 계열사별도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한 만큼 당분간 경영공백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장직 공백에 따른 계열사들의 핵심사업 추진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그룹 경영을 총괄할 부회장 영입을 검토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독립 체제가 유지되고 있어 회장 공백에 따른 경영공백은 없겠지만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부회장영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