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성장 後안정’ 공격경영 시동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1월 그룹 총괄 부회장에 올랐고 2007년 12월 회장에 취임했다. 부회장 승진 이후 실질적으로 아버지 정몽근 명예회장 대신 모든 일을 처리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정진선號’의 출범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셈이다. 정 회장은 그 동안 ‘선(先)안정 후(後)성장’전략을 폈지만 올해부터 경영스타일을 공격적으로 바꿨다.
정 회장은 최근 “방어적인 조치만 취한다면 핵심 사업경쟁력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며 “위기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고 특별 주문했다. 올해 성장 위주의 경영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20년 그룹매출 20조원, 경상이익 2조원, 현금성 보유자산 8조원’이라는 비전 달성에 한발 다가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그동안 신규점 출점이 뜸했던 현대백화점 경우 적극적인 외형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대구점, 울산점 등을 성공적으로 오픈했고, 올해 8월에 청주에 현충청점 과 무역센터점의 대대적인 증축을 병행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와 신세계가 경쟁적으로 복합쇼핑몰을 출점함에도 뒷짐을 졌던 정 회장은 올해 복합쇼핑몰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20 비전(점포수를 13개에서 23개로 확대)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복합쇼핑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2014년 개점하게 되는 양재점, 광교점, 판교점 등의 복합몰 출점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상장 계열사는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현대HCN 등 총 4개로 늘었다. 올해는 그룹 상장계열사의 성장동력 발굴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종합식품유통업체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패션사업에 뛰어들어 그룹 전체의 패션사업에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정 회장이 올 초부터 한섬 정재봉 사장을 직접 만나 M&A 담판을 지은 것도 그룹차원의 패션사업 밑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총선과 대선이 겹치면서 유통업계 2~3세들은 올해 첫 정치적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며 “특히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일수록 투자와 고용을 늘려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어 2~3세들의 역량 평가가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