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재정협약’합의에도 불구하고 유럽을 둘러싼 위기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30일(현지시간) 재정적자를 줄이고 재정규율을 강화하자는 신 재정협약을 내년에 발효하고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 출범에 합의했다.
EU 정상들은 또 위기 해결을 위해 경제 성장이 동반되야 한다는 것에 동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 친화적 재정건전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현재 10%로 청년 실업률은 22%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원국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담은 ‘국가 일자리 창출 계획(NJP)’을 마련토록 했다.
재정적자 감축으로 인해 소규모 사업이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포함됐다.
EU 집행위원회는 EU의 낙후지역 개발자금 미집행분 820억유로(약 127조원)를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위해 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EU 각국이 재정적자 감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다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지에 회의적이다.
초긴축 재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가입을 거부한 영국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이 협약이 EU의 권한을 침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장은 신 재정협약 합의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증시는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승인되지 못할 것이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에 나스닥지수가 전일 대비 4.61포인트 하락한 2811.94를 나타냈다.
신 재정협약 합의가 유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수단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에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5년 만기 수익률은 장 중 0.71%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86%까지 떨어졌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장중 지난 19일 이후 처음으로 3.0% 밑으로 하락했다.
유로 가치도 엔화 대비 크게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오후 7시30분 현재 1.13% 하락한 100.35엔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 주요 증시도 이날 하락 마감했다.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일 대비 1.13% 하락한 252.52로 거래를 마쳤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의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1.0%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 국가와 은행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이날 실시한 75억유로 규모의 국채 입찰에서도 발행액이 목표치를 밑돌아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고조됐다.